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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반향초 Jan 26. 2022

필사노트20-채근담2



 내가 좋아하는 문장들을 정리하고 음미하는 시간들이 편안한 요즘이다. 오늘은 체리에이드를 마시면서 채근담을 정리하고 있는데 문득, 예전에 읽었던 필사에 관한 책에서 암송은 얼마 안 가 잊어버리기 마련이기에 문장을 외우려하지 말고 필사를 통해 문장을 자신의 삶에 스며들도록 해야한다는 작가님의 말이 기억이 났다. 나는 암기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 이 많은 문장들을 외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열심히 필사를 해서 내가 좋아하는 문장들이 내 삶에 스며들도록 해야겠다.





 아래는 좋은 내용들을 담고 있는 '채근담'의 문장들이다.



1. 최고의 문장은 남다른 기교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쓰고자 하는 내용에 꼭 알맞게 할 뿐이며, 최고의 인품은 남다른 특이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만 인간 본연의 모습 그대로 일 뿐이다.



2. 뛰어난 재주를 갖고 있더라도 서툰 것처럼 행동하고, 지혜롭고 총명하더라도 그것을 드러내 자랑하지 않으며, 청렴결백하더라도 세상과 원만하게 어울리고, 한 걸음 물러서는 것으로 나아갈 발판을 삼는 것은, 진실로 세상의 거친 파도를 건너는 데 있어 천금값어치의 표주박과 같은, 그리고 몸을 보전하는 데 있어 영리한 토끼가 파놓은 세 개의 굴과 같은 훌륭한 방편이 된다.



3. 인생의 쓴맛 단맛을 다 겪어서 이뤄 낸 복이야말로 진정으로 오래 지속되는 복이고, 의심과 믿음을 참작하여 살핀 끝에 이룬 지식이야말로 진정으로 참된 앎이다.



4. 인정은 변하기 쉽고, 세상살이 험난하고 고생스럽기만 하다. 일이 순탄치 못할 때에는 반드시 한걸음 물러나는 이치를 알아야 하고, 일이 거침없이 잘될 때에는 반드시 조금씩 양보하는 공덕을 더해야 한다.



5. 아직 이루지 못한 일에 대해 하염없이 망상에 빠지는 것은 이미 이룩한 일을 잘 지켜 지속해 나아가는 것만 못하다. 이미 지나간 잘못을 부질없이 후회하는 것은 장래에 일어날 수 있는 잘못을 미리 대비하는 것만 못하다.



6. 상대방이 부를 가지고 나오면 나는 나의 인으로 대응할 것이요. 상대방이 벼슬을 가지고 나오면 나는 나의 의로 대응 할 것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진실로 군자와 재상에게 농락당하지 않는다. 사람이 굳게 마음먹으면 운명도 이겨내고, 심지가 한결같으면 기질을 움직인다. 그러므로 군자는 또한 조물주가 부여한 운명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7. 배우는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어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덕을 닦으면서 공적이나 명예에 마음을 두면 반드시 깊은 조예가 없게 되고, 책을 읽으면서 시문을 읊조리는 데 흥취를 두면 결국 마음속 깊이 느끼지 못하게 된다.



8. 착한 사람은 평소 언행이 침착하고 중후할 뿐만 아니라 잠자는 동안의 정신까지도 온화한 기운이 깃들여 있다.



9. 태평성세에는 품행을 바르게 해야 하고, 난세에는 몸가짐을 원만하게 해야 하며, 말세에는 방정함과 원만함을 아울러 겸해야 한다. 선량한 사람을 대할 때는 너그러워야 하고, 못된 사람을 대할 때는 엄격해야 하며, 평범한 사람을 대할 때는 너그러움과 엄격함을 아울러 지녀야 한다.



10. 내가 남에게 베푼 공은 마음에 새겨서는 안 되지만, 내가 남에게 한 잘못은 마음에 새겨 두어야 한다. 남이 내게 베풀어 준 은혜는 잊어서는 안되지만, 남이 내게 원한을 맺게 한 일은 잊어야 한다.



11. 책을 읽으면서도 성현의 참모습을 보지 못하면 그저 글자나 베껴 쓰는 하인밖에 되지 못하고 관직에 있으면서도 백성을 사랑하지 않으면 관리의 허울을 쓴 도적일 뿐이다. 학문을 연마하면서도 실천을 중시하지 않으면 공허한 빈말이 될 뿐이고 업적을 세우고도 은덕 베풀 것을 생각지 않으면 눈앞에서 잠깐 피었다 시들어 버리는 꽃이 될 뿐이다.



12. 배우는 사람은 조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하되 또한 소탈한 멋도 지녀야 한다. 만일 한결 같이 단속하고 지나치게 청렴결백하기만 하면, 이는 쇠락해 가는 가을의 기운만 있고 소생하는 봄기운은 없는 것이니, 어떻게 만물을 자라게 할 수 있겠는가?



13. 더러운 거름이 있는 땅에는 생물들이 잘 자라되, 너무 맑은 물에는 항상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못된 사람을 포용하고, 치욕을 참아내는 아량을 가져야 하며, 지나치게 고결한 것을 좋아하고 독단적인 행동을 하려는 지조를 가져서는 안된다.



14. 정신없이 바쁘더라도 냉철한 안목을 가진다면 많은 고민거리를 줄일 수 있고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에도 열정을 지닌다면 많은 참멋을 얻으리라.     



15. 요즘 사람들은 온 힘을 다해 잡념을 없애려 하나 끝내는 없애지 못한다. 그렇다면 잡념은 어떻게 없애는가, 과거에 있었던 일에 대한 고민을 마음속에 남겨두지 않고, 앞으로 있을 일을 미리 기대하지 말고서 다만 현재의 일을 인연의 이치에 따라 해결해 나간다면, 자연히 점차 잡념이 없는 경지에 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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