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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반향초 Jan 28. 2022

필사노트 22-법정스님의 오두막 편지 3

좋은 문장들을 담고담아








연휴의 시작인 금요일이라 너무 설레인다. 눈을 깜빡하고 뜨고 나면 연휴가 지나가 있을 것 같긴하지만,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맘껏 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연휴를 보내야겠다.

연휴를 맞이하는 기쁜 마음을 가득 담아 꾹꾹 눌러담은 법정스님의 '오두막 편지'의 문장들을 올려본다.

 





아래는 좋은 내용의 문장들이 가득해서 마음에 새기고 싶은 법정스님의 '오두막 편지'이다.




1.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온 자취를 되돌아보면, 그것은 하나의 과정으로 순례의 길처럼 여겨진다. 지나온 과거사는 기억으로 우리 의식 속에 축척된다. 대개는 망각의 체에 걸러져 까맣게 잊어버리지만, 어떤 일은 어제 겪은 일처럼 생생하다.  


 그러나 지나온 과거사가 기억만으로는 현재의 삶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과거사를 자신의 의지로 소화함으로써 새로운 눈이 열리고 귀가 트인다. 그래서 그 과사에서 교훈을 얻는다. 망각은 정신위생상 필요할 때도 있지만, 때로는 그 망각 때문에 어리석은 반복을 자행하는 수도 있다. 보다 바람직한 자기관리를 위해서는 수시로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남의 눈을 빌려 내 자신의 살림살이를 냉엄하게 바라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자기를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고 진실해야 한다. 작은 이익에 눈을 파느라고 큰 일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탐욕스런 사람들은 눈앞의 이해관계에만 매달려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2. 사람은 각기 인생관을 달리하고 있어, 어떤 개인의 삶이 보편적인 삶이 될 수 없다. 각자 몸 담고 살아가는 그 자리에서 삶의 기량을 마음껏 펼치면서 그 자신답게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한 몫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개체의 삶은 어떤 비약을 거쳐 근원적인 전체의 삶에 도달해야 한다. 비약을 거치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다. 근원에 도달하지 못하면 그는 영원한 방랑자로 처지고 만다.



3. 우리가 사는 세상살이에도 건너야 할 사막은 여기저기 무수히 널려 있다. 일상적인 타성의 수령에서 벗어나 존재의 변신인 그 비약을 거치지 않으면 장애물에 걸려 근원에 도달 할 수 없다. 사막 한가운데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는 바로 우리 내심의 소리이기도 하다.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바깥소리에 팔릴게 아니라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진정한 스승은 밖에 있지 않고 내 안에 깃들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삶에 충실한 사람만이 자기 자신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다.



4. 나이가 먹어가는 탓인지, 게으른 변명인지, 요즘에 와서는 내 생각이 많이 달라져 가고 있다. 그대로 두어도 좋을 것에는 될 수 있는 한 손질을 덜 하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로 한 것이다. 있는 사물을 그대로 본다는 것은 내 자신과 대상을 수평적으로 같은 자리에서 대함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는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들과 함께 살고 있다. 모든 존재는 저마다 그 존재 이유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우리들이 사람 표준으로만 생각하고, 둘레의 사물을 인간 중심의 종속적인 관계로 여기기 때문에 지금 지구촌에 온갖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잡초만 해도 그렇다. 논밭에 자라난 잡초는 곡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뽑아내지만, 잡초 그 자체는 결코 ’잡초‘가 아니라 그 나름의 존재 이유를 지니고 있다. 말하자면 커다란 생명의 잔치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옛사람은 이런 말을 하고 있다.

”풀이 걸음을 방해하거든 깎고 나무가 관을 방해하거든 잘라내라. 그 밖의 일은 자연에 맡겨 두라. 하늘과 땅 사이에 서로 함께 사는 것이야말로 만물로 하여금 제각기 그 삶을 완수하도록 하는 것이니라.“



5. 직장에는 정년이 있지만 인생에는 정년이 없다. 흥미와 책임감을 지니고 활동하고 있는 한 그는 아직 현역이다. 인생에 정년이 있다면 탐구하고 창조하는 노력이 멈추는 바로 그때다. 그것은 죽음과 다름이 없다.



6.  진정한 배움은 이론을 통해서가 아니라 몸소 겪는 체험을 거쳐 이루어진다. 그리고 몇 차례의 실패를 겪으면서 구조적인 원리와 확신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일은 비단 방 고치는 일만이 아니라 인간사 전반에 걸쳐 해당될 것이다. 실패가 없으면 안으로 눈이 열리기 어렵다. 실패와 좌절을 거치면서 새 길을 찾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전 생애의 과정에서 볼 때 한때의 실패와 좌절은 새로운 도약과 전진을 가져오기 위해 딛고 일어서야 할 디딤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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