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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반향초 Jan 31. 2022

필사 노트 25 - 존 스튜어트밀 '자유론'




존 스튜어트밀을 처음알게 된 건 이지성 작가님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를 통해서였다.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이 작가님의 열렬한 팬이었던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책이었는데(친구를 따라 이 작가님 북토크 에도 몇 번 갔었다), 대학시절 대한민국에 인문고전의 열풍을 불게 했었고,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던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 소위 인문고전이라 불리는 책들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 내게는 은인과도 같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존 스튜어트밀의 ‘자유론’은 대학시절 가장 감명깊게 읽었던 책 중의 한 권으로, 처음 읽으면서도 논리적이고 명쾌한 내용들에 감탄을 하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을 펼쳐보면 수 많은 밑줄과 포스트잇이 가득한데, 노트에는 8문단만 정리되어 있다. 그 당시에도 문장들을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 같다. 8문단만 정리해서 올릴까 잠시 고민 했지만, 너무 좋아했던 책이기에 연휴를 맞이하여 용기(?)를 갖고 책을 꺼내들어 문장들을 정리하였다.(최대한 많은 문장들을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은 책이다.)






아래의 첫 문단은 존 스튜어트밀이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가장 잘 드러나 있다.



1. 나는 이 책에서 자유에 관한 아주 간단명료한 단 하나의 원리를 천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사회가 개인에 대해 강제나 통제를 가할 수 있는 경우를 최대한 엄격하게 규정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인간 사회에서 누구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유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명사회에서 구성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권력의 행사도 정당화될 수 없다. 본인 자신의 물리적 또는 도덕적 이익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간섭하는 것도 일절 허용되지 않는다. 당사자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거나 더 행복하게 만든다고, 또는 다른 사람이 볼 때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하거나 옳은 일이라는 이유에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무슨 일을 시키거나 금지시켜서는 안 된다.



2.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는 의견이나 감정이 부리는 횡포, 그리고 사회가 통설과 다른 생각과 습관을 가진 사람들에게 법률적 제재 이외의 방법으로써 윽박지르면서 통설을 행동 지침으로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경향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사회는 이런 방법을 통해 다수의 삶의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 그 어떤 개별성도 발전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아예 그 싹조차 트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급기야는 모든 사람의 성격이나 개성을 사회의 표준에 맞도록 획일화시키려고 한다. 그러나 분명히 강조하지만, 집단의 생각이나 의사가 일정한 한계를 넘어 개인의 독립성에 함부로 관여하거나 간섭해서는 안 된다. 그런 한계를 명확히 하여 부당한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는 데 정치적 독재를 방지하는 것 못지않게 긴요하다.




3. 게다가 시대에 따라서 답이 항상 다르다. 서로 다른 두 사회가 같은 답을 낸 적이 거의 없다. 한 시대나 사회가 내린 결정이 때로 다른 시대나 다른 사회의 사람에게는 놀라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결정을 내린 특정 시대, 특정 국가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도 오래전부터 늘 자신들과 똑같은 생각을 해왔다고 믿으며 이에 대해 추호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확립한 규칙이 자명하며 누가 봐도 옳다고 여긴다.




4. 어떤 행동을 둘러싼 의견이 이성의 뒷받침을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특정 개인의 선호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성의 뒷받침이 있다 하더라도 그 이성이란 것이 다른 사람들의 비슷한 선호에 대한 호소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여전히 한 사람 대신 여러사람의 마음에 맞춰서 행동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5. 한 사회의 도덕 감정이 형성되는 데는 여러 요소들이 핵심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그 사회 전체가 크게 의미를 부여하며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당연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면밀히 따져보면 그런 이해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공감과 반감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사회의 이해관계와 그다지 또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공감과 반감 역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6. 종교의 자유를 신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위대한 저술가들은 특히 양심의 자유가 결코 침해되어서는 안 될 권리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각 개인이 자신의 종교적 믿음에 대해 절대적 자유를 누려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과 대립되는 것에 대해서는 쉽사리 관용을 베풀지 못하는 천성을 타고난 까닭에, 신학적 논쟁으로 인해 자신의 평온한 삶이 침해받는 것을 원치 않는 상당수 사람들이 종교적 무관심을 표방하는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실제로 종교의 자유를 누리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장소를 불문하고 종교적 믿음이 진지하고 강렬한 곳일수록 관용의 폭이 좁다.




7. 우리는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자기 식대로 인생을 살아가다 일이 잘못돼 고통을 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그런 결과를 맞이하더라도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게 되면 다른 사람이 좋다고 생각하는 길로 억지로 끌려가는 것보다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인간은 바로 그런 존재이다.




8. 인간은 현실적인 문제에 관한 자신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결코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자신이 틀릴 수 있음을 잘 알지만 그런 잘못에 대비해서 미리 어떤 조치를 취할 필요성은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분명히 옳은 것이라고 확신하는 어떤 의견이 실은 그들도 인정하는 바로 그 사실, 즉 인간의 판단이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막강한 권력자나 절대적인 복종에 익숙한 사람들은 거의 모든 문제에 대해 자신들의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확신에 빠지기 쉽다. 어떤 사람들은 때로 자신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면 막무가내로 그 생각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그런 이들도 주변 사람들이나 자신이 습관적으로 추종하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생각에 대해서는 똑같이 절대적으로 집착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독자적인 생각에 자신감이 없으면 없을수록 일반적인 의미의 ‘세계’의 완전함에 암묵적인 믿음을 가지고 더욱 의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9. 각 시대는 수많은 의견을 잉태하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면 그런 의견들이 잘못되었을 뿐 아니라 우스꽝스럽게 여겨지는 경우도 많다. 과거가 현재에 의해 부정되듯이 현재는 미래에 의해 번복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 많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생각들 가운데 상당수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는 폐기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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