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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반향초 Feb 06. 2022

필사 노트31-지금알고 있는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류시화 시인님의 잠언시집

[류시화 시인님의 잠언 시집]


                                                       

요즘들어 대학시절이 부쩍 그리운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문득, 그 시절 나는 내가 생각했던 대학생으로서의 삶을 충만히 살았었기에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순간들을 열심히 보냈던 나의 모습들이 그리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수험생활도 처절하게? 열심히 하긴했는데.. 그 순간들은 영원히 그리워 할 수는 없을 것 같긴하다...)  



시간이 흘러 먼 훗날 과거를 회상할 때, 지금 이 순간 역시 내 인생에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순간들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는 바램이다. 그래서 요즘 부쩍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해왔는데, 얼마 전 트레바리 독서모임에 오셨던 인생선배이신 멤버분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사법고시 합격이후 검사생활을 하시다가 그만두시고 변호사로 활동하는 분이셨는데 “살아보니 인생 별거 없다. 남과 비교 하는 삶을 살지 말고, 책을 많이 읽고, 운동을 열심히 하고, 일상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갖으라. 일하느라 아이들이 크는 모습을 보지 못해 후회가 많이 된다. 삶의 순간 순간에서 누려야할 것들을 누려라”라는 요지의 말씀이 셨다. 실제로는 연륜이 있으신 분의 말씀이셔서 더 와닿고 감동이었는데, 내가 잘 살리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아래는 인생 선배님이 말씀해주신 조언과 비슷한, 내가 좋아하는 류시화 시인님의 잠언시집에 실린 ‘킴벌리 커버거’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와 ' 진정한 여행'이라는 시이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 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말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초해 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 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킴벌리 커버거-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나짐 히크메트, 감옥에서 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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