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의 추억 Vol.25
하얀 모래사장 너머로 보이는 에메랄드 빛 바다. 너무 투명해서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알로나 비치의 바다는 마치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비현실적으로 아름답다.
알로나 비치의 하얀 모래 위에 앉아 뜨거운 햇살을 피해 나무 그늘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을 때, 때마침 시원한 바람마저 한 줄기 불어줄 때면 마치 세상의 모든 시름도 바람과 함께 날아가는 것만 같다.
바다로 깊은 곳으로 나갈수록 점점 바다 색이 짙어진다. 배를 타고 달려 나가는 내내 드디어 바닷속 세상을 만날 생각에 파도 하나 없는 바다 위에서도 마음이 두근두근 설렌다. 물이 너무너무 맑고 깨끗해서 물 위에서도 바닷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지만 바닷속에서 보는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비할바가 안된다.
풍덩
이렇게 편안하고 좋을 수가 없다. 바닷물 마저도 따뜻한 햇살을 머금고 알맞게 데워져서 하늘과 바다와 물 온도, 모든 게 완벽했다.
바다로 들어가기 전 물속에 고개를 담그고 바닷속을 바라보니 형형 색색 물고기와 산호가 어서 들어오라고 손짓을 하는 것 만같다.
바닷속에 들어가면 이 물고기들이 가장 먼저 다이버를 반겨준다.
바닷속으로 들어갈수록 붉은색부터 사라지기 때문에 물속이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주변이 더욱 파랗게 보인다.
물고기들과 아름다운 산호초를 바라볼 때면, 이렇게 자연 그대로, 지금 이 모습으로 그대로 오래도록 아름답게 간직하고 보호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바닷속에서 내 행동이 혹시라도 이들을 해치진 않을까 손짓 발짓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워질만큼 아름답고, 또 아름답다.
몸을 담그고 헤엄을 치다 보면 하나 둘 신기한 바닷속 동물들이 나타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반가운 건 거북이다.
작은 물고기들은 만나자마자 깜짝 놀라 달아나기 일쑤지만 거북이는 편안한 눈빛으로 우아하게 헤엄치며 한참을 주변에 머무른다.
산호 사이에서 편하게 쉬고 있던 거북이를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는 데, 갑자기 어디론가 유유히 헤엄을 치며 이동하기 시작했다.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는 거북이는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우주를 헤엄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 모습이 너무나 신비롭다. 특히 옆에서 눈을 마주치며 함께 헤엄칠 때의 기분이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아마 내 나이만큼을 몇 번은 더 살았을 거북이 할아버지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 거북이는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같이 헤엄치던 기분이 지금까지도 너무너무 생생해서 그때를 생각할 때마다 다시 빨리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뿐이다.
바닷속도 바다위도 너무나 아름다웠던 보홀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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