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내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제목 그대로 글쓰기가 어렵다. 브런치 작가가 되고 나면 더 글을 잘 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타자 치기가 왜 이리도 어려운지. 글감이 떠오르지 않는 건 물론이고 첫 문장을 어떻게 써 내려가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브런치를 들어오면 정말 많은 작가님들의 글을 마주하게 된다. 수많은 글을 읽으면서 나도 쓰고 싶다는 열망이 생긴다. 하지만 현실은 노트북을 여는 것조차 힘겹다. 나는 집보다 카페에서 집중이 더 잘 되는 편이니까. 핑계를 대며 가방에 노트북과 책을 담고 집을 나섰다.
카페에 도착해서 먼저 커피와 디저트를 시켰다. 디저트 한입, 커피 한 모금. 그리고 드는 생각은 '먹고 해야겠지?' 디저트를 다 먹은 후에는 노트북 대신 책을 펼쳤다.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에 마킹을 하다 보니 가방 속에 잠들어 있는 노트북이 생각난다. 필사적으로 외면하며 책을 마저 읽는다. 책을 읽으며 느낀 감정이 휘발되기 전에 핸드폰으로 기록한다. 그러면 핸드폰을 켠 김에... 인스타그램 한 번, 유튜브 한 번, 트위터 한 번, 블로그 한 번. SNS 이곳저곳 탐방한다.
결국 노트북 한번 열지 못하고 집에 돌아왔다. 2.2kg의 금속 덩어리를 들고 다닌 셈이 되었다.
2년째 참석하고 있는 독서 모임의 모든 인원이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구독 탭에 들어가 보면 세 분이 업로드한 글들이 보인다. 그중 나만 올리지 않고 있다. 언제 글을 올리실 거냐는 상냥한 타박(?)이 들린다. 세 작가님들이 올리는 글을 보면 나도 이렇게 멋진 글을 쓰고 싶다는 의욕이 다시 한번 샘솟는다. 그런데 왜 마음처럼 머리가 안 돌아가고 몸이 움직이지 않는 걸까? 어쩌다 내게 브런치 작가 승인이 난 걸까? 글쓰기와 내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여정이 될 것만 같다.
책을 읽다 보면 글을 쓰라는 말이 자주 보인다.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좋으면 본인이 쓰는 것도 모자라 다른 사람에게 권유를 하는 걸까? 아직까지 나에게 글쓰기라는 것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고 아무리 수정해도 허접하게 느껴져 고통스럽다. 하지만 이제는 허접하게 느껴지더라도 조금씩 글을 써보도록 할 것이다. 글쓰기와 꼭 친해질 테다. 다짐을 외쳐본다.
덧붙임.
저는 이 짧은 글도 며칠을 붙잡고 쓴 끝에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