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살아가기 5
아들은 감각이 예민한 편이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 다른 사람들에게 눈에 띄는 행동은
큰 소리에 과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자동차 경적 소리, 큰 소리로 말하는 소리에 화들짝 놀란다.
특히 동생이 우는 소리에 귀를 막으며 귀가 아프다고 하는데,
집에서야 다른 곳으로 피하지만
내가 애들 둘을 데리고 나갔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아들은 귀를 막고 옆에 있게 된다.
이런 모습을 보면 사람들은 아들을 낯선 시선으로 바라보고
모르는 어르신임에도 뭐가 시끄럽냐며 유별스럽다는 반응을 던지고 가신다.
아들의 이런 모습은 나를 닮은 것이다.
학창시절 유난히 화들짝 놀라는 나를
친구들은 재미있어 하기도 때론 놀리기도 했다.
길을 가다 매장 앞 스피커에서 음악 소리가 크게 나면
슬쩍 귀를 막고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다.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나는 큰 소리가 아들을 얼마나 놀라게 하는지, 귀가 아픈 감각이 어떤 것인지...
그래서 때로는 무섭고 불안해지기도 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나에겐 당연하고 자연스런 반응인데,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고 잘못된 것처럼 여기는 반응이
스스로를 혼란스럽고 외롭게 만든다.
그래서 가끔씩 아들에게 다른 사람들과 다른 귀를 가졌음을 설명해준다.
그래서 아들이 때때로 힘들기도 하다는 것.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엄마는 알고 이해한다는 것을..
그리고... 다른 사람은 이상하게 여길 지라도 다른 것은 잘못된 것임이 아님을 얘기해준다.
며칠 전에도 기회가 있어서 아들에게 이 얘기를 해 주었다.
이젠 아들도 내 말을 이해한다는 표정이다.
얘기를 마치고 아들을 안아주는데 복잡한 감정이 올라온다.
나를 닮아 힘든 아들에 대한 미안함과
앞으로도 힘들 때가 있을 거라는 앞선 걱정.
그리고 이렇게 구구절절 이야기해주는 나..
이렇게 하는 내가 오버스럽게 여겨지기도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