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로 살아가기 3
내가 안보는 사이 둘째가 두루마리 휴지를 열심히 풀어놨다.
이를 본 첫째의 첫 반응은 놀람!
놀란 것도 잠시일 뿐 이내 휴지를 던지고 논다.
아이들이 휴지를 가지고 신나게 놀고 난 후,
2년 전 큰 애가 쌀을 가지고 놀이한 일이 생각났다.
당시 나는 100일이 안 된 둘째 수유중이었다.
아들의 행동에 놀람과 당황이 역력했지만,
가서 말릴 수 없었기에 내버려뒀다.
(전에도 쌀, 콩, 팥 이런 걸로 자주 놀이했기에
말로 하지 말라고 해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덕분에 아들은 잘 놀았고,
난 한참동안 치웠다 ㅡ.ㅡ
첫째를 키우는 동안 나는
아이에게 큰 소리 내는 일도, 화를 내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둘째가 걸어 다니게 되자
첫째와 둘째를 동시에 케어하며 집안일을 처리하는 것에 한계가 왔다.
첫째는 놀아 달라 하고, 둘째는 언제 위험한 상황에 놓일지 몰라 지켜봐야 했다.
몸은 하나지만 해야 할 일이 많아지니 점점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나는 감정 조절이 어려웠다.
쉽게 말해.. 욱하고 화나고 조바심 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더 많이, 그리고 자주 경험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과 달리
가끔씩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말하곤 하지만,
아이들에게 화를 내지 않으려 한다.
(이따금씩 내가 큰 소리를 낼 때면
아이들은 엄마가 화났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과 있을 때 화가 나면,
‘이게 정말 아이에게 화 낼 일인가?’ 를 스스로에게 묻는데
답은 언제나 <아니> 였다.
아직 어리기에 잘 설명해주고
기다려 줘야 한다는 게 결론이었다.
대부분의 화가 나는 상황은
아이니까 그럴 수 있는 일인데,
내가 여유가 없어서..
즉, 내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움직여주지 않아서 화가 나는 일이기에
화나는 감정을 아이에게 쏟아 부으면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나 역시 육아는 힘들다.
그래서 마음에 참을 인을 새기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한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에 화가 나는 일은 대부분
내가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다.
시간에 맞춰 나가야 하는데
아이는 노느라 늑장을 부린 다거나,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는데
아이가 함께 놀자고 여러 차례 요구하는 일이다.
내가 여유롭고
아이를 기다려 줄 시간이 충분하다면,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