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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Feb 08. 2018

나나의 방콕, 나의 방콕(1)

날은 후덥지근, 맛은 시큼, 시야는 흐렸으나 좋았다.

                                                                                                                                                                            2. 방콕에 대한 기반 지식이 1도 없이 박형서의 '새벽의 나나'를 읽고 있다. 이 책은 방콕을 배경으로 한다. 물가가 싸면서 잘 정비된 관광지라고 생각했는데 희귀한(왜 희귀한지는 책을 봐야 안다) 성매매의 메카로 나온다. 현실인가 소설가의 상상력인가. 아버지 모시고 가는데 고민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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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지난 해 여름, 페이스북에 올리고 한 두 주쯤 지나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서 있었다. 줄을 서서 유심칩을 갈아 끼웠다. (하루 수백건 쌓이는 회사 단톡방을 아무리 궁금해도 x무시하기로 굳게 마음을 먹었기에 늘 하던 데이터 로밍따위 하지 않았다.) 


택시를 타자마자 기사가 '200밧'을 불렀다. 관광객이 타면 미터를 켜지 않는다던 가이드 북의 충고는 맞았다. 어느 나라나 그렇 듯 공항과 시내 사이 썰렁한 고속도로를 달렸다. 40분 후 방콕 시내에 진입하자 화려하고 혼란하고 퇴폐적이고 붉고 붉고 붉은 네온사인이 나를 반겼다. 


나나의 나와바리인 수쿰빗 18가 어느 호텔에 내렸다. 방에 짐을 내던져두고 호텔 정문 바로 앞 하와이와 동남아를 섞어놓은 듯한 주점에 들어갔다. 버팔로윙을 곁들여 창 생맥주를 벌컥벌컥 마셨다.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이 국적불명의 주점에서 뜯은 버팔로윙과 차디 찬 생맥주가 가장 행복하게 떠오른다. 


(서초동에 있으면 자꾸 다른 곳 생각이 난다. 그래서 갑작스런 여행기를 쓰기로)

(아버지의 거절로 아버지와 함께 가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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