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燕), 말
마림(眞林)
달리는 것을 잊어버린 말은
새장 안에 갇혀버렸다
자유로이 비상하는 새를 바라보며
스스로 날 수 없음을
알고 있었다
다리는 부어올라
주저앉으려 했지만
일어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없어
그대로 서 있었다
어느 날 문득
연이 날아와
새장의 문을 열었다
찰나의 소란도 없이
연을 좇아
달리기 시작했다
날 수 없음을 알고 있지만
분명
날고 있었다
내 글이 묵고 썩어버린 감정의 배설에서, 지평선을 거울삼은 윤슬처럼 반짝일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