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시>

by 마림



신발



마림(眞林)



현관은

속세의 악취를 숨긴다


발은 이유보다 먼저

방향을 기억한다


왼쪽은 어제의 무게

오른쪽은 이름 없는 거리들


끈을 묶을 때

그려지는 작은 원,

빠져나오기 어려운 모양의


문고리는

손바닥의 열기를 기다리고

나는 잠깐 꿈을 꾼다


문이 열리면

세계는 발보다 느리게 시작된다


나는 속세를 신는다

그리고 안쪽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