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시>

by 마림



있잖아



마림(眞林)



있잖아,
네가 웃으면

지구에 햇살이 쏟아져.


그래서인지 요즘
내 하루는 밝아졌다가
금방 저물어.


있잖아,
너랑 걸으면
비에 젖은 날개가

금세 가벼워져.


물론
꽃은 너였고,
나는 그 주변을 맴돌던 바람이었지.

시들지 않는 건
끝내 너였고.


시든 거라곤

내 청춘 같은 것.


있잖아,
너는 파도처럼 밀려와
태양처럼 타오르더니
연기처럼 사라졌어.


하여
찰나 같아 빈틈없던 잔향을
들여다보곤 해.


아직도
눈이 부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