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시>
미인(美人)
마림(眞林)
아름다웠던 사람아
너를 떠올리면
빛이 아닌 바람이 불어와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날씨가 답하던 순간들,
너는 늘 조용했는데
세상은 천천히 기울었고
나는 그 기울기를
사랑이라고 믿었지
너의 눈을 바라보던 밤이면
별들이 자리를 옮겼고
나는 그 사실을
우연이라 부르지 못했어
하지만 아름다움은 늘
머무는 법을 배우지 못해
너를 잃은 뒤에야
나는 알게 되었어
사라지는 것들이
사라지는 이유를
아름다운 사람아
아직도 가끔
창 없는 방에
자꾸만 바람이 불어와
그건 아마도
네가 불어오는 중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