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ter가 세상을 사랑하는 법 Vol.2
나는 건축학과를 나왔다.
먼저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다.
내가 건축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간단한다.
공대 중에서 가장 낭만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막상 들어가 보니
나는 잘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답이 늘 납득되지 않았다.
왜 좋은지,
왜 맞는지,
설명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내 생각을 담아야 하는 작업인데
결국 교수님의 생각이어야 했다.
그 차이가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며칠 밤을 새워 만든 모델을
처음부터 다시 하라는 말을 들은 날,
이해가 가지 않아
다음 날 그대로 들고 갔다.
“봐봐. 바꾸니까 훨씬 좋잖아.”
나는 말했다.
“바꾼 것 없는데요.”
그 순간 알았다.
누군가는
설명 없이도 납득하고,
누군가는
끝내 납득하지 못한다는 걸.
나는 후자였다.
납득되지 않는 것을 붙드는 일은
나와 맞지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지금의 나는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것들에
시간을 쓰고 있다.
아마도
그게 나를 설명하는 방식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