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가(悲歌)

슬픈 노래

by 마림

비가(悲歌)


마림(眞林)


봄에는 설레었고

여름엔 척척하다

가을엔 쓸쓸했으며

겨울엔 끝내 얼어붙었다


얼어붙으면 비라 하지 않았다

떨어져 내릴 때야 비로소 비가 되었다


떨어짐은 내 기분과 같아서

슬픔이라 하였건만

마냥 슬프지만은 않아서

메마른 기운이 되기도 하였다


아무도 없는 쓸쓸한 방

무심코 내리는 빗소리에

유난히 떠오르는 얼굴 하나면

진정, 그거면 됐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