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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四季)의 악보

by 마림

사계(四季)의 악보


마림(眞林)


계절은 4분 음표로 꽃을 피운다

잔잔히 귓가에 지저귀다

바이올린은 andante로 머문다


햇살이 8분 음표로 쏟아지다

매미는 쉴 새 없이 떨리며

바다는 파도에 리듬을 맞춰

큰북처럼 심장을 두드린다

점점 더 allegro


낙엽은 다시 느슨한 4분 음표로 흩날리다

바람은 템포를 낮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속으로

다시 또 moderato


눈발은 음표 사이로 내려앉아

얼어붙은 박자 속

긴 숨으로 화음을 녹인다

Adagio


그리고 다시, 봄

계절의 멜로디 위에

연약한 내 마음을 얹는다

Da ca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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