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서 내려서 다시 마을버스를 타는 수고를 감당할 수 있을까?"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향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후회할 것 같았다.
두 번째로 본 집은 대출을 받으면 처음 본 집에 비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대였다. 그래서 더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다.
지하철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가는데 나무가 많은 게 특히 눈에 띄었다.
내가 좋아하는 "숲세권"이었다. 알고 보니 근처에 산도 있다고 했다.
아, 이곳이 내가 살 곳일까? 마을버스가 쌩쌩 달리는데 왠지 느낌이 좋았다.
아파트 건물은 최근에 페인트칠을 다시 해서 깔끔했다. 동네 분위기도 한적하고 조용했다.
부동산 중개인을 따라 여러 집을 둘러봤는데 그중 한 곳이 마음에 쏙 들었다.
하얀색 인테리어로 깔끔하게 리모델링한 집이었다. 바깥 뷰도 "나쁘지" 않았다.
내부 인테리어는 중요하지 않다고 하는데 어쩔 수 없이 새로 고친 집에 더 눈길이 갔다. 집을 볼 때 마음에 들어도 너무 티를 내면 안 된다고 하는데 이날 부동산 초보티를 팍팍 내고 말았다.
다른 집에 비해 시간을 더 지체하며 집을 둘러보며 감탄에 감탄을 했다.
분위기 상 왠지 이 집을 할 것 같았다.
부동산 중개인에게는 일단 나중에 연락을 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아파트 단지를 나왔다.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으로 갔다. 그런데 주말이라서 버스가 바로 오지 않았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데 겨울도 아니고 가을인데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깜빡이는 안내표지판을 보니 세상에, 20분이나 기다려야 했다. 서서 오들오들 떨다가 그냥 걸어갈까, 하고 지도를 검색하니 지하철역까지 30분은 넘게 걸어야 했다.
다행히 다른 역으로 가는 버스가 금방 왔고 그냥 타기로 했다.
갑자기 마음이 심란해졌다.
요즘 몸테크 하는 사람들도 많다던데 마을버스를 타야 한다는 것에 내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차도 없고 운전도 못하는 "뚜벅이"였다.
지금 살고 있는 원룸의 최고 좋은 점은 지하철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다는 점이다. 역에서 내리면 눈 깜짝할 사이에 집에 도착한다.
이런 곳에 살다 보니 대중교통, 특히 지하철역과 가까운 곳에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이 편리함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우선순위는 더욱 명확해졌다.
더 이상 "숲세권"에 홀리지 않고 "지하철역에서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다시 집을 찾아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