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뷔페에서 딸기를 먹다가 받은 문자 한 통

by 마리


"5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시회가 있는데 참석이 가능합니까?"


외국인 사장의 문자는 매우 정중했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Yes, of course I can go"라고 답을 했다.



어느 금요일 오전이었다.


재택근무 때문에 부모님 댁에 있다가 빕스에서 딸기 홀릭이라는, 딸기를 주제로 한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는 점심특선을 먹기 위해 그곳에 가 있었다. 디저트를 종류별로 가져와 테이블에 이쁘게 세팅을 했다. 보기만 해도 탐스러운 싱싱한 딸기도 접시에 수북이 담아와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갑자기 그 문자를 받은거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딸기로 가득했던 머릿속이 갑자기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불빛들로 바뀌어버렸다. 갑자기 가슴이 벅차올랐다.






이상하게도 오후만 되면 내가 앉은자리 창문 밖으로 비행기가 지나갔다. 얼마나 낮게 나는지 비행기가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 제주항공인지 다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아마도 착륙을 시도하려고 고도를 낮춰 하강을 하는 중인듯했다.



이 시국에 다들 어디 갔다 오는 거지? 비행기가 참 많이도 다니는구나.



내 눈앞으로 수없이 지나가는 비행기를 볼 때마다 나도 다시 해외에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왔다 갔다 했다. 한동안은 비행기만 봐도 마음이 울적했다. 해외출장을 다니고 또 해외여행을 갔던 시간들이 아득한 꿈처럼 느껴졌다.



그러다가 우연히 코로나 검사를 받고 해외에 가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도 그렇게 해서라도 가볼까 싶었지만 굳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무리하게 떠나고 싶지는 않았다. 가까운 제주도라도 비행기를 타고 가볼까, 싶었지만 왠지 끌리지 않았다.







멀리 여행을 못 가는 나에게 어떤 보상을 해주고 싶었다. 마침 이사를 온 동네 곳곳에 공원이 있고 산이 있어서 시간이 날 때마다 동네 탐방도 할 겸 열심히 걸었다. 초록빛으로 우거진 숲 길만 걸어도 가슴이 뻥 뚫렸다. 걷다 지치면 동네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마시고 나오기도 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들이라는 것도 했다. 마트에서 가서 식재료를 사서 직접 집들이 요리에 도전하며 내가 사는 곳에 누군가를 초대해 함께 음식을 만들어먹는 즐거움도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해서든 일상에 새로움을 불어넣으려고 여러시도를 했다는 걸, 글을 쓰다 보니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나의 생활이 무미건조하고 무료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 싶었지만 뭘 하고 싶은지도 알 수 없었다.



이대로 이렇게 시간이 흘러도 되는 걸까, 라는 생각만 머릿속이 빙빙 돌았다. 그렇게 지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결정된 미국 출장 소식에 갑자기 빙빙 돌기만 해던 머릿속이 드디어 멈췄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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