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발견한 일본인 동료와 나의 닮은 점

by 마리


미국 도로에서 일본인 동료가 운전을 할 때였다.


우리는 오른쪽으로 난 도로로 진입을 해야 했는데 그걸 모르고 달리고 있었다.


뒤늦게야 오른쪽 차선으로 가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마침 신호등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그가 핸들을 아주 조금 꺾으며 차를 오른쪽 방향으로 돌렸다.


그런데 갑자기 앞에 서 있던 차가 앞으로 움직이며 빼주는 게 아닌가.


덕분에 우리가 탄 차 앞쪽에 공간이 생기게 되었다. 그리고 안전하게 오른쪽 차선으로 옮길 수 있었다.





미국인의 친절한 매너에 우리는 둘 다 너무 감동을 했다.


선뜻 양보를 해주는 모습에, 만약 한국이었더라면 절대로 앞차가 움직여주지 않았을걸?이라고 내가 말을 했다.


그러자 그가, 아마 일본이었다면 진심으로 양보를 해 주기보다 아마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 시선을 의식해서 차를 움직였을 거라고 했다.


하하하, 우리는 미국, 일본, 한국의 문화 차이와 다름을 언급하며 한바탕 신나게 웃었다.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게 정말 재밌었다.











일본인 동료는 미국에서 1년 정도 일한 경험이 있고 또 한국인과 결혼을 했기 때문에 대화를 하다 보면 사고방식이 매우 열려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가끔 그는 일본인들과 있는 게 불편하고 피곤하다고 하기도 했다.




언제였더라,


그가 일본 고객사와 통화를 하는데 너무나 살갑게, "하이, 하이, 하이, 하이이이이..."라고 하길래 깜짝 놀란적이 있다.


평소 그는 대화할 때 무뚝뚝하고 리액션이 크게 없는 편이었다. 그런데 통화 너머에 있는 고객사와 얘기를 할 때 극존칭 하며 대하는 게 느껴졌다.


회사 사장님이랑 통화하는 것도 아닐 텐데.


처음에는 그 하이, 하이 하이 이이이라고 하는 게 너무 생소했는데, 이제는 일본인 특유의 사회생활 리액션이구나, 하며 자연스럽게 넘길 수 있게 되었다.


무뚝뚝한 나도 저런 건 배워야겠다, 라는 생각을 살짝 하기도. 너무 오버하지는 말고.









"미국에서 계속 살고 싶지는 않았어"


그의 대답에 좀 놀랬다. 외향적이고 자존감이 높은 일본인 동료에게 일본보다는 미국 생활이 더 맞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했다.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첫날, 저녁에 밥을 같이 먹을 때였다. 서로 미국에 살았던 경험이 있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에게 미국에서 다시 살고 싶은 생각이 없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을 했다.


"소수인종으로 차별대우받는 게 싫었어"


자유분방해 보이는 그가 이런 생각을 가질지는 몰랐다. 내가 미국을 떠나고 싶었던 이유도 사실 같은 이유였기 때문이었다.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한국을 떠나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했지만 그 몇 년의 시간 동안 단일 인종이 아닌 여러 인종이 섞인 그곳에서 버티기 위해 마음고생을 참 많이 하기도 했다.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은 여행을 하기에는 좋은 곳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생계를 위해서 미국에 살고 싶지는 않았다. 미국 이민 1세대분들은 힘들었던 긴 시간을 어떻게 견뎌내셨을까.


향수병 때문이라도 나는 외국에서 다시는 살고 싶지 않아 졌다.


라스베이거스처럼 화려한 불빛을 보니 뉴욕의 한 복판에서 가방을 메고 하염없이 거리를 떠돌던 학생 때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가끔은 미국이 그리워질 때도 있었다.


진심으로 도움을 주려고 하고 마음이 따뜻한 미국인들도 분명 있었다. 그래서 미국에 대한 나쁜 감정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미국에서 먹었던 음식, 거리의 풍경,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여유로움, 자유분방함이 미치도록 그리울 때도 있다.


아무튼 일본인 동료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다고 해서, 그때의 내가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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