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찾은 쿠바 레스토랑

by 마리



레드락캐년을 다 돌고 나오니 배가 고팠다.


뭘 먹으러 가지? 미국 음식은 둘 다 벌써 질려버렸다.


"쿠바 레스토랑. 여기 근처에 쿠바 레스토랑이 있네..."


일본이 동료가 낮은 목소리를 말을 했다. 핸드폰을 계속 쳐다보길래 뭘 그렇게 열심히 보나, 했더니 구글맵에서 근처 레스토랑을 찾고 있던 거였다.


라스베이거스에 쿠바 레스토랑이라니.


갑자기 어떻게 쿠바 식당을 찾았냐고 물어보니 검색에 그냥 떴다고 했다.


"쿠바 레스토랑? 오, 맛있겠는 걸? 거기로 가볼까?" 내가 적극적으로 대답을 했다.









미국 서부는 어디에서나 라틴계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쇼핑몰을 가도, 식당을 가도, 공항에 가도 스페인어 표지판이 없는 곳이 없다. 그 정도로 인구밀도가 높다.


중남미 식당도 쉽게 볼 수 있는데 라스베이거스 도착 후 차를 타고 가면서 스페인어로 된 식당 표지판을 볼 때마다 괜히 반가웠다.









식당의 이름은 "Habanos Cafe"였다.


건물 앞에는 미국 국기와 쿠바 국기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쿠바 아가씨가 우리를 향해 스페인어 악센트의 영어로 인사를 했다. 반가운 마음에 스페인어로 인사를 해볼까, 했지만 왠지 차가운듯한 그녀의 태도에 스페인어를 하나도 모르는 여행객 행색을 하기로 했다.


그녀의 쿠바식 스페인어의 독특한 엑센트와 억양도 왠지 낯설었다.


한국에서, 가끔 박물관이나 궁 같은 곳에서 스페인어를 하는 중남미 사람들을 보면 속으로는 엄청 반갑고 인사를 나누고 싶을 때가 많다. 하지만 그냥 모른 채 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그들의 언어를 알고, 그들 문화 속에서 살았지만 그들 눈에는 이런 내가 신기하게 보일 테니까.


해외에서 "이방인"으로 오래 살아와서인지 굳이 관심받을 행동을 하고 싶지 않아 졌다.









어떤 음식을 주문해야 할지 몰라 일본인 동료와 내가 헤매자 그녀가 벽에 걸려있는 메뉴판을 가리켰다. 남미에서 살았지만 쿠바 음식은 처음이라 어떤 걸 먹어야 할지 난감했다. 다행히 메뉴판에는 음식 사진이 있었다.



열심히 사진을 보다가 내 눈에 무언가가 확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결정을 했다. 그건 바로 남미에 살 때 많이 먹었던 Patacones 였다.


Patacones (빠따꼬네쓰)는 초록색 바나나를 잘라서 기름에 튀기듯 구운 건데 점심이나 저녁식사에 곁들여 먹거나 맥주 안주로도 자주 먹는 음식이었다.



쿠바에서도 이걸 먹다니! 다른 거 안 먹고 저거만 먹어도 될 정도로 나는 빠따코네쓰를 참 좋아했다.




나는 새우, 일본인 동료는 고기를 메인으로 하고, 밥, 샐러드, 빠따코네쓰가 곁들여진 음식을 시켰다.






한참 후,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마자 우리는 둘 다 깜짝 놀랐다.


음식의 양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중남미 음식도 양이 많다는 걸 깜빡 잊고 있었다.


우리는 음식을 쳐다보며 하나만 시켜도 될걸, 하는 눈빛을 교환했다.
















주문한 음식이 담긴 접시에서 내 눈에는 빠따꼬네쓰만 보였다.


소금이 살짝 뿌려진 빠따꼬네스를 보자 군침이 돌았다. 제일 먼저 빠따코네쓰를 포크로 푹 집어서 한입 먹었다. 빠따코네쓰는 방금 튀겨서 바삭하고 짭조름했다.


이 맛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구마와 감자튀김 그 중간 정도의 맛이라고 하면 되려나. 아무튼 미국에서 일본인 동료와 빠따코네스를 먹게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빠따꼬네스는 무조건 남미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건 줄 알았는데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밥을 먹는 내내 아무리 생각해도 이 상황이 신기해서 밥을 먹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아시아인의 위를 가지고 있는 나와 일본인 동료는 결국 밥을 절반이나 남기고 말았다.


그래도 빠따꼬네스는 둘 다 깨끗하게 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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