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미국 브런치를 먹었다

by 마리



향긋한 시나몬 향이 코를 덮쳤다.


지금 내 앞에 시나몬롤이 놓여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이게 바로 미국에서 먹는 진짜 미국 시나몬롤이구나!



달달한 아이싱이 녹아있는 부분을 포크로 살짝 잘라먹어보았다. 부드러운 시나몬롤이 입안에 달달하게 감돌았다.


순간 아, 너무 맛있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시나몬롤이 프렌치토스트처럼 나온 것도 너무 좋았다.










미국을 떠나는 날의 아침이었다.



비행기를 타기 전 우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지막으로 뭘 먹을까, 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오후 3시 출발 비행기라서 1시까지 공항에 도착하면 되었는데 아침을 빨리 먹고 아웃렛에 들릴 예정이었다. 그동안 일본인 동료가 식사 때마다 먹을 장소를 계속 찾아서 이번에는 내가 한번 찾아보기로 했다.



미국에 왔는데 미국 음식을 맛있게 제대로 먹어보지 못한 게 왠지 아쉬웠다.



기대했던 아이홉( IHOP)의 미국 팬케이크는 너무 느끼했고 데니스( Denny's)에서 먹은 오믈렛과 스테이크도 그저 그랬다.




비행기 타고 멀리까지 왔는데, 한국으로 가기 전 미국 현지 음식을 맛있게 먹고 돌아가고 싶었다.












"Authentic American Food Experience off the Strip"


구글에 라스베이거스 브런치,라고 입력하자 여러 레스토랑이 떴다. 그중 "진짜 미국 음식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라는 문구에 눈이 갔다.



"Full of locals"



현지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평을 보자 더더욱 이곳이 궁금했다. 사진을 보니 미국식 브런치를 파는 곳 같았다. 다행히 위치도 우리가 묵고 있던 호텔과도 멀지 않았다.



"근처에 미국 브런치를 파는 곳이 있는데 평이 다 좋네. 프랜차이즈는 아니고 개인이 운영하는 곳 같은데 가볼래?"



일본인 동료는 좋다며 바로 출발하자고 했다.








구글 지도를 따라 건물 입구에 도착하자

"MR. MAMAS BREAKFAST LUNCH"라고 크게 쓰여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는 사람이 많이 없겠지?라고 생각하며

식당 문을 힘차게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웬걸, 내부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시끌벅적한 소리에 깜짝 놀라 서성이고 있는데

직원이 우리를 보자 친절하게 테이블로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파란색 메뉴판을 건넸다. 책받침처럼 코팅된 직사각형의 메뉴판은 음식 리스트로 꽉 차 있었다.



"와우 여긴 완전 미국 분위기인데?"


일본인 동료는 이곳을 꽤 맘에 들어하는 것 같았다.












메뉴 리스트를 쭉 읽어 내려가다가 한 단어에 눈이 꽂혔다.



"Cinnamon Roll French Toast Meal" (시나몬롤 프렌치토스트 밀)




평소 계피향을 좋아해서 시나몬롤을 참 좋아했는데 한국에는 많이 안 팔아서 아쉬웠다. 가끔 프랜차이즈 빵집에서 시나몬롤을 발견하면 반가운 마음에 사 먹기는 했지만 계핏가루도 덜 들어가 있고 빵이 너무 뻑뻑해서 사 먹을 때마다 후회스러웠다.





그런데 이곳에 시나몬롤을 팔다니!


프렌치토스트도 참 좋아하는데 시나몬롤 프렌치토스트가 어떻게 나올지 너무 궁금했다.













주문 후 우연히 벽에 걸린 사장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꽤 오래전부터 운영이 되던 전통 있는 브런치 식당인듯했다.


그래서인지 왠지 더 믿음이 갔고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드디어 내가 주문한 시나몬롤 프렌치토스트 밀이 나왔다.






시나몬롤을 프렌치토스트처럼 굽고 달걀 프라이와 감자로 만든 해쉬브라운이 곁들여 나왔다.



시나몬롤도 좋아하고 프렌치토스트도 좋아하는 나에게

이 조합은 딱이었다.








달걀프라이와 해쉬브라운은 재료가 매우 신선하다는 게 느껴질 정도였다.


며칠 전 미국 가정식 요리 느낌이 물씬했다.










"혹시 커피 더 필요하세요?"



우리 테이블 옆을 지나가던 직원이 반잔 남은 내 커피잔을 보더니 멈춰 서며 말했다.







아, 어떻게 얘길 해야 하지? 순간 당황했다.


따라주겠다는 걸 안 마신다고 하기가 그래서 예스, 플리즈라고 대답했다.








이런 다이너 레스토랑에 오면 커피가 무한리필이라는 걸 잠시 깜빡하고 있었다. 그렇게 가득 따라준 커피를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또 반이 비게 되었다.



곧이어 커피포트를 들고 테이블 사이를 돌던 직원이 다시 와서 커피가 더 필요하냐고 물었다.





"아, 노 땡큐"


더 이상 커피를 못 마실 것 같아 거절하자 그가

"Sure, no problem"이라고 상냥하게 말을 하며 지나갔다.



아마 커피를 무한정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미국 식당을 매우 맘에 들어할 것 같다.








미국에서는 식당에서 팁을 줘야 하는 이유 때문일 수도 있지만 음식을 먹는 내내 직원들이 테이블로 다가와서 음식이 괜찮은지 커피는 더 필요한지 그런 것들을 계속 물어봤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손님으로써 절로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결국 이 식당을 떠날 때 일본인 동료와 나는 직원에게 후한 팁을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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