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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Mar 03. 2023

독일 뒤셀도르프에서의 정신없던 일주일이 지났다

독일 뒤셀도르프에 도착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어제, 드디어 회사에서 참석한 전시회가 끝났다.


전시회는 첫날부터 유럽전역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쉬는 날에도 주로 카페에서

홀로 많은 시간을 보냈던 나에게

전시회 첫날은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수많은 인파가 몰려든 전시회장에서,

회사 부스 안에서 갑자기 온몸이 긴장되고

숨이 가빠지기도 했다.


심적 부담이 컸다.


게다가 이번 전시회는 보통 다른 전시회와 달리 기간이 5일이나 되어서 앞으로 5일을 어떻게 버티나, 생각만 해도 아득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바로 샤워를 하고 조식을 먹으러 나갔다.


오전 10시부터 6시까지의 일정을 보내며

하루종일 전시회장에 서 있어야 했다.  


사람이 없을 때는 시계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제발 빨리 시간이 지나가길 바랐다.



해외영업직을 하면서 해외에 나가는 건 좋지만 고객이 부스에 찾아와 이것저것을 물어볼 때는 아직도 많이 두렵다.


나 자신이 제품에 대해서 모르는 게 많다고 느끼고 있고, 그러면 더 파고들며 배우려고 해야 할 텐데

이 분야에 도무지 큰 관심이 아직도 안 생긴다.



그러다 보 정말 딱 기본만 파악하고

고객을 대하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안 생기고 도망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전시회에서 서 있는 시간이 지옥같이 느껴지고 전혀 즐겁지가 않았다.


다행히 나는 유럽지역 담당이 아니라서 함께 온 동료를 지원하는 격으로 왔는데 그래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되었다.




퇴근 길 풍경



숙소에 돌아오면 시차 때문에 옷만 겨우 갈아입고 침대에 눕자마자 바로 기절을 했다.


한참을 자다가 눈을 뜨면 새벽 1시, 2시였다.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다 보면 다시 아침이 왔다.


그리고, 다시 샤워를 하고 조식을 먹고 출근을 했다.







까마득하게만 느껴졌던 전시회가 드디어 어제 끝났다!


이제야 마음속 짐을 털어낸 기분이 들고 후련하다.



그리고 이제 뒤셀도르프를 떠난다.


전시회는 힘들었지만 새벽마다 지저귀던 새소리와

맑고 청량한 공기는 정말 오랜만이어서 떠나는 게

왠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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