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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Oct 20. 2023

도쿄에서 나 홀로 혼술

나 홀로 도쿄


도쿄에서,


하루의 마감은 항상 편의점이었다.







하루종일 걷다 보면 어느새 걸음은 이만보를 훌쩍 넘겼다. 아이고, 힘들어서 이제 더는 못 걷겠다, 싶을 때 발걸음을 돌려 숙소로 향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저녁에 군것질을 최대한 피하는데 도쿄에 오니 무장해제가 되어버렸다. 이만보를 걸었으니 이 정도는 먹어도 돼, 라며  편의점에 가서 카트에 먹고 싶은걸 고민 없이 마음껏 담았다.



그리고, 음료수가 보이는 냉장고에 맥주가 보였다.



아, 그러고 보니 지난번에 동생이 노알코올 맥주를 샀었는데.



그때 난생처음 노알코올 맥주를 맛보고 신세계를 경험했었다. 알코올이 조금만 들어가도 나 혼자 술을 다 퍼부어 마신 사람처럼 얼굴이 벌게지곤 하는데 노알코올 맥주는 취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늘, 혼술이나 해볼까.






이날, 동생은 오사카로 친구를 만나러 가고 없었고 숙소에는 나 혼자 뿐이었다.


왠지 혼술이 당기는 밤이었다.


작은 카트에 노알코올 맥주를 담고 이것저것 먹고 싶은 것들을  더 담았다.







숙소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 제일 먼저 맥주캔을 땄다.



부글부글 거품이 올라와서 깜짝 놀라 싱크대로 달려갔다. 거품을 조금 걷어낸 뒤 시원한 맥주를 한 모금 쭉 들이켰다.


캬, 이거구나! 피곤함이 한 번에 사라져 버렸다.


이 맛에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는구나.


비록 노 알코올이지만 한국에서도 안 하는 혼술을 일본에서 하게 되다니.


 허허 이 상황이 좀 웃겼다.



테이블 위에 간식을 가지런히 놓고 유튜브를 켰다.


마침 AI 가 내가 보고 싶어 할 만한 프로를 알려줬다.






도쿄의 이곳저곳을 가보는 것도 좋았지만 나 홀로 혼술 하는 기분도 참 좋았다.


달달하고 짭조름한 간식, 시원한 맥주, 그리고 좋아하는 유튜브를 보며 그렇게 하루의 일정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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