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내 채널을 구독하고 계속 댓글을 달아주던 멕시코 친구가 2021년에는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그 말을 듣자마자 한국어? 한국어를 알려주는 영상을 한번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유튜브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유튜브를 하고 싶었지만 도대체 어떤 콘텐츠로 어떻게 뭘 올려야 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었다.
뭘 찍지? 뭘 하지? 콘텐츠 고민만 계속되었다. 멕시코 구독자의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댓글에 그렇게 애타게 찾던 나만의 콘텐츠를 찾은 것 같았다.
먼저 한국어로 인사할 때 어떻게 말하는지에 대한 짧은 영상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화장을 하고, 안 하던 마스카라도 바르고 책상 앞에 앉았다. 한국어로 인사하는 몇 마디 정도는 영상으로 금방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핸드폰 카메라를 켰다.
하지만 그 몇 마디에 대한 영상을 제작하기까지 거의 반나절이 걸릴 줄이야.
원래 말을 많이 하면 에너지가 금방 소진되는 스타일인데 나의 "안녕하세요?"는 아무리 들어도 발음이 부정확했고 목소리에 힘도 없었다. 같은 말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다 보니 온몸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화면에 나오는 내 얼굴은 왜 이렇게 부어 보이는지.
녹화된 내 표정과 목소리가 너무 어색해서 말을 하고 또 하다 보니 금방 지쳐버렸다.
그래도 그날은 영상을 꼭 올려야겠다는 신념으로 새로 결제한 편집 프로그램을 이리저리 만져보았다. 자막과 음악을 넣으며 어떻게 하다 보니 3분짜리 영상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편집을 다 마치고 이 영상을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이 되었다. 내가 봐도 오글거리고 어색함 투성인 영상이었다. 제발 내가 아는 사람은 절대 안보길 간절히 바라며 업로드를 마쳤다.
그리고 영상이 올라간 지 며칠 후, 1년 동안 두 자리 숫자에만 머물던 구독자수가 100명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스페인어로 한국어를 알려주는 짧은 영상들을 하나둘씩 올리기 시작했다.
구독자 100명 달성 이후, 누가 내 영상을 어느 SNS에 노출을 했는지 하루 만에 100명 이상 추가로 늘어나는 신기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 이러다 금방 구독자 천명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이 들었지만 폭발적으로 올라가던 숫자가 갑자기 멈추고 꿈쩍도 안 나자 절박한 마음에 다시 다음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구독자수에 연연하며 하루 종일 숫자를 보고 있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고 아무 생각 없이 있다 체크를 하면 생각지도 못한 숫자가 늘어나 있기도 했다.
유튜브 영상을 올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은 어떤 영상을 어떻게 찍는지도 살펴보게 되었다. 어쩜 다들 카메라 앞에서 저리도 말을 잘하는지. 편집은 또 어찌 저리 기가 막히게 잘하는지. 촬영과 편집을 직접 해 보니 어떤 채널에 어떤 정성과 수고가 들어가 있는지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내 영상들이 참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말을 잘하고 편집이 훌륭해도 내가 보고 싶어 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클릭을 안 하게 되니 제일 중요한 건 타깃층과 콘텐츠라는 것도 다시 깨닫게 되었다.
구독자수는 조금씩 늘어 지금은 500명까지 달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짧은 길이의 영상들 때문에 시청시간은 현저히 낮기만 하다.
나도 내 채널에 광고를 붙일 수 있는 날이 올까? 이런 생각을 하니 너무 먼 꿈만 같이 느껴져 갑자기 한숨이 나왔다.
그런데 갑자기 내 채널의 한 구독자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한국어 과외도 해요?"
한국어 과외? 나는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일이었다. 조금 망설이다가 일단 한다고 대답을 해버렸다.
수업이 어떻게 될지, 어떤 결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이 기회를 통해 온라인 비대면 강의 경험을 쌓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저 멀리 아르헨티나에 사는 케이팝팬과 화상으로 한국어 수업을 하기로 했다.
강의를 준비하면서 온라인 툴을 찾아보며 익히는 과정에서 설렘이 느껴지기도 했다.
구독자수와 시청시간에만 집착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온라인 과외라는 생각지도 못했던 기회가 갑자기 주어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