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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바다거북 Dec 26. 2022

어떤 악의

세상의 악의에 알게 모르게 상처를 받는다.

나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할지라도, 어떠한 부조리와 불합리의 존재 그 자체가 생채기를 내는 것이다.

실컷 밖에서 놀다 돌아오면 손에 거친 풀에 베인 상처가 생겨있는 것처럼.

어리숙한 사람의 등을 쳐 제 배를 불리고도 수치심을 모르는 사람들도 밉지만, 이젠 당한 이들도 별로 고와보이지가 않는다.
탐욕 대 탐욕의 싸움에서 어리숙한 탐욕이 진 것일 뿐이라면 동정의 여지가 있나.
일확천금, 땀 흘리지 않는 축재, 공돈 벌어볼 호재를 기대하는 마음들, 그런게 아주 지긋지긋하다.

탐욕을 수치스러워 하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이따위 부산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차라리 우리 법은 탐욕에 눈 먼 돈을 보호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엇으면 좋겠다.

눈 먼 돈을 바라고 투자를 했으면 투자금을 몽땅 잃어도 마땅히 감내해야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니던가.

억울할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신의와 성실을 배신 당한 사람만을 구제하는 것으로 족하지 않나.

정작 그런 사람들은 구제를 바라지도 않은 채 숙명처럼 자기 삶을 감당하며 살아간다.

결국 이 이전투구판에 남아 있는 것는 탐욕 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린 사람들 뿐이다.


고삐풀린 탐욕의 위험을 경고하는 세상이었으면 한다.

법의 테두리를 넘어, 상식과 조리로 이건 잘못된 것이고 위험한 것이라고 제동을 걸 수 있는 무언가가 있기를 바라.

그럴싸한 현혹이 다가올 때에, 여보시게, 그렇게 돈은 버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네, 라고 말하는 보통의 사람들이 많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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