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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단지
지렛대와 받침대
by
진동길
Jan 25. 2021
εὕρηκα 유레카, 찾았다. 알았다. 깨달았다.
로마 군단의 건축기사이자 《건축술에 대하여》라는 책을 저술한 비트루비우스의 기록에 따르면, 시라쿠사의 왕 히에로 2세는 금세공사에게 순금을 주어 신에게 바칠 금관을 만들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소문에 금세공 기술자가 받은 금의 일부를 가로챘다는 소문이 돌았고, 완성된 금관을 받은 히에로 2세는 금관에 은이 섞인 것이 아닌가 의심하였으나 확인할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때 당시 시라쿠사 출신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겸 공학자였던 아르키메데스에게 신에게 바칠 금관의 진위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의뢰를 하게 되는데요.
왕관을 손상하지 않고 왕관의 진위를 알아내야 하는 일이 난감하기는 아르키메데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몇 날 며칠이 흐르고 고민을 거듭하던 아르키메데스는 우연히 목욕탕을 찾게 되지요. 그리고 그가 탕에 들어갔을 때, 몸의 부피만큼 물이 흘러넘쳤습니다. 그의 무게만큼 물이 흘러넘친 것입니다.
이를 보고 무언가 깨달은 그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자신이 벌거벗은 몸이란 것을 잊고 목욕탕에서 뛰어나와 “유레카, εὕρηκα!”라고 외치며 시라쿠사를 돌아다녔다고 합니다.(εὑρίσκω유리스코. 성경에 176번 쓰임)
왕은 그의 말대로 왕관과 똑같은 무게의 금을 준비해서 각각을 물에 넣은 다음, 넘쳐흐르는 물의 양을 비교했겠지요
.
# 사랑의 무게, 그 순수함
만물에는 그것만의 독특하고 특별한 비율과 리듬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요.
내 안에 있는 사랑과 희망의 무게와 그 순도가 궁금해집니다.
내 안에는 얼마만 한 사랑이 있고 또 희망은 내 영혼을 얼마만큼 차지하고 있을까. 그 비율과 순도는 어느 정도 일까.
이웃과 나눌 수 있을 만큼 흘러넘칠 정도라면 좋겠다는 소망도 가져봅니다.
# 지렛대 원리
아르키메데스 하면 그가 남긴 또 하나의 유명한 말이 기억나는데요.
“나에게 설 땅과 충분히 긴 지렛대를 주면 이 지구도 움직여 보이겠다.”
실제로 그는 지렛대의 원리를 응용한 뛰어난 기술자였다고 합니다.
아주 작은 힘만으로도 지렛대 없이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물체를 움직일 수 있다는 지렛대의 원리.
그 원리는 지금까지도 유효한데요. 지렛대로 쓰일 막대인 "지레"와 지렛대를 받칠 '받침대'만으로 지구를 움직여 보이겠다는 그의 자신감이 부럽기도 합니다.
우리네 삶에도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삶의 무게를 손쉽게 이겨낼 지렛대와 받침대가 필요하지요.
# 하느님의 지렛대와 받침대
주님께서 나와 교회를 '받침대'로 쓰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지렛대'이신 주님의 사랑과 성령으로 세상을 움직이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티모테오 성인과 티토 성인의 축일인 오늘 복음 말씀은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루카 10,1-2) 하십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습니다. 일꾼들을 기다리는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이리 떼들이 우글거리는 가운데로 양들을 보내는 마음은 애달퍼하시고 안타까워하십니다. 세상의 논리로는 이길 수 없는 싸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견된 양들은 어떻게든지 이리 떼와 싸워야 합니다. 게 중에는 상처를 입기도 하겠지요. 때론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협력자가 필요하지요. 특히 신앙의 여정에서 도반은 마음과 몸을 기댈 수 있는 동반자일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영적 의지처가 되기도 합니다.
복음과 하느님 나라를 위해 나아가는 이 여행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받침대가 되어줄 수 있기를. 지치고 힘들 땐 영적 도반에게 자신을 잠시 맡겨둘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언제까지나 어디서나. 서로가 서로에게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라고 말하며 서로의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안식처이자 피난처가 될 수 있기를. 서로가 서로에게 "당신은 내 '영혼의 받침대'라고 불릴 수 있기를.
주님 사랑의 지렛대(말씀과 성령)가 세상을 움직일 수 있도록.
"나는 밤낮으로 기도할 때마다 끊임없이 그대를 생각하면서, 내가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깨끗한 양심으로 섬기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나는 그대의 눈물을 생각하면서 그대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기쁨으로 가득 찰 것입니다."(2 티모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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