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단지

질그릇의 기도

by 진동길



역 광장에서 노부부가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이유인지 아내는 돌아앉은 남편의 등을 두드리며 하소연을 하고 있었고.

남편은 아내의 성난 기도가 어서 빨리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아내가 뱉어내는 침을 등으로 받아내고 있었습니다.

남편의 침묵 기도와 아내의 눈물 섞인 통성기도를 지켜보던 나그네. 어느새 부부의 기도에 휘말려 들고 맙니다.

아내의 화난 통성기도가 속삭임으로 잦아들기를. 굳은 얼굴로 돌아선 남편의 침묵기도가 아내의 마음을 살피고 다독일 수 있는 정감의 기도로 승화될 수 있기를.

부디 노부부의 절망스러운 기도가 꽃의 단잠을 깨우는 봄바람 같아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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