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단지

공감능력

by 진동길


# 다 가지면 빨리 죽어

교도소에서 세 명의 모범수들에게 표창장을 주며, 딱 한 가지씩만 원하는 것을 말하라고 했다.

한 명은 남은 시간을 여감방에서 보내고 싶다고 했고, 또 한 명은 마음껏 술을 먹을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마지막 한 명은 평생 피울 수 있는 담배를 달라고 했다. 교도소장은 하는 수 없이 그들이 바라는 것을 모두 들어주었다.

그리고 3년 후, 여감방에서 살던 모범수는 정력이 딸려 죽었고, 안주도 없이 술만 마시던 모범수는 알코올 중독이 되어 간이 부어 죽었다.

하지만 담배를 달라고 한 사람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교도소장이 어떻게 살아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마지막 모범수가 말했다.

“라이터도 줘야 담배를 피우죠.”

# 부자일수록 타인에게 무관심하다?

부자일수록 타인에게 무관심하다는 말이 진실일까요?미국 미네소타대학교와 에모리대학교 연구팀이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소득이 13만 1,000 달러 이상인 부자들은 연소득이 5,000 달러 수준인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타인과 저녁시간을 함께 보내는 날짜가 1년 동안 평균 6.4일가량 적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뉴욕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심리학 논문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연구팀은 총 61명의 피실험자에게 스마트 안경을 쓰게 한 뒤, 그들이 뉴욕 맨해튼 거리를 걸을 때 주로 어느 곳에 시선을 두는지를 관찰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부자일수록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시간이 적었는데요. 부자일수록 타인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과였습니다. -매일경제, 2019.11.28.-

# 보이지 않는 고릴라

지난 1999년 한동안 비어 있던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건물의 어디에선가 ‘통~통’ 하는 공 소리가 들렸다. 검은 셔츠를 입은 3명, 흰 셔츠를 입은 3명, 도합 여섯 명의 학생들이 각각 팀을 이뤄 농구공을 패스하고 있다. 공중에서 던지기도 하고, 땅에 튕겨 전달하기도 한다. 흰 셔츠 팀의 패스 횟수만 세는 것이 이 실험의 과제다.

이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열심히 흰 셔츠 팀의 패스 횟수를 셌다. 그리고 자신 있게 교수들(크리스토퍼 차브리스와 대니얼 사이먼스)에게 답을 제출했다. 그런데 진짜 과제는 따로 있었다.

질문: “선수들 말고 눈에 띄는 누군가는 없던가요?”
답: “없었어요.”
질문: “혹시 고릴라 보셨나요?”
답: “네? 뭐라고요?”

1분이 채 되지 않는 이 실험 영상에서는 고릴라 옷을 입은 학생이 천천히 등장해 카메라 정면을 보고 가슴을 두드리고는 천천히 퇴장했다. 그러나 실험 참가자의 50%는 고릴라가 등장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다. 다시 영상을 재생해 살펴본 그들은 당연히 고릴라를 발견했고, 저렇게 분명히 등장한 고릴라를 이전에 못 알아본 자신에게 더욱 놀랐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와 자기가 보려고 하는 것에만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선택적 지각'의 오류는 '착각'을 일으키데요.

원하는 것만 보게 되면 나머지 다른 중요한 정보를 놓치게 되고 이는 때로 생존에 아주 위협적인 일을 낳기도 하지요.

실예로 2001년 2월 하와이 근해에서 미군 핵잠수함 그린빌호가 군사훈련의 일환으로 심해에서 수면으로 급부상을 합니다.

힘차게 솟구친 것까지는 좋았는데, 일본 어선이 바로 위에서 조업 중이었지요. 북극해 유빙을 뚫을 수 있게 설계된 핵잠수함이 밑에서부터 들이받았으니 어선은 두 동강 나고 말았습니다.

그린빌호는 최첨단 음파탐지기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사고 직전 사령관이 직접 규정대로 잠망경까지 봤는데도 어선을 못 볼 이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령관은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그 방향에 배가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ㅡ참조: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대니얼 사이먼스ㅡ

#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본다

"부자가 다시 ‘안 됩니다, 아브라함 할아버지!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누가 가야 그들이 회개할 것입니다.’ 하였다."(루카 16,30.)

부자의 집 앞에는 '라자로'(하느님이 도와주시는 이)라는 가난한 이가 있었습니다. 라자로는 부자의 집 앞에서 언제나 먹을 것을 구걸하며 너무나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주인이 자기 집 대문 앞에 있는 종기 투성이의 거지를 보지 못 했을 리가 없지요. 그런데 부자는 그런 라자로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부자의 관심과 생각은 자신의 호화로운 생활과 즐거움뿐이었겠지요. 보아도 보지 못 했음이 분명합니다. 부자를 변호하려는 말이 아니라. 원하는 것만 찾고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는 인간의 처지가 그렇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습성은 죽어서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부자는 죽어서도 자신과 관련된 것 외에는 관심이 없네요. 자신의 목마름과 고통, 그리고 자신의 가족들에게만 관심이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관심이 없으며, 다른 이들과 함께 아파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공감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의 나라

인생의 가장 큰 성공은 '언제나 행복함'입니다. 그리고 행복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어울려 나누는 것'이지요. 행복은 세상과 이웃이 함께 할 때 찾아오고 더 풍요롭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세상과 이웃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삶은 그가 얼마나 많은 이들과 공감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와 관련이 있지요.

그런데 타인에 이르는 가장 선한 길인 공감능력은 가난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지요.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하느님의 나라는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사는 세상입니다.

신의 사랑은 언제나 나약하고 가난한 이들에게로 향했지요. 그들의 희로애락과 비통함, 공포와 분노를 함께 나누었습니다.

모두가 지금-여기서부터 가장 성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절망하고 상처와 두려움 속에 있는 이들을 돌아볼 수 있기를.

그들의 고통과 절망, 상처와 아픔이 무엇인지 살필 수 있는 자비로운 마음이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그 무엇보다 하느님의 사랑으로 서로 아파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는 가난한 마음을 청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지금-여기 내 삶의 자리에서부터 하느님의 나라를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르 10,25)

"그때에 임금이 자기 오른쪽에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너희는 내가 굶주렸을 때에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내가 나그네였을 때에 따뜻이 맞아들였다."(마태 25,3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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