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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동길 Apr 22. 2021

소금단지

생명의 잔치


# 영원하신 아버지의 사랑

"그들 위에 만나를 비처럼 내려 먹게 하시고 하늘의 곡식을 그들에게 주셨다. 천사들의 빵을 사람이 먹었다. 그들에게 음식을 배부르도록 보내셨다."(시편 78,24-25.)

어린양의 피로 당신 백성을 죽음으로부터 구원(파스카) 하시고 풀 한 포기 없는 광야에서 조차 빵과 고기로 먹이시고 살리시며 구원으로 이끌어주셨던 우리의 아버지 하느님.

이제 그 하느님께서 동정 마리아를 통해 또다시 새 역사를 쓰셨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빵. 대체할 수 없는 생명의 빵으로 우리를 먹이시고 살리시고자 하십니다.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이제 그분은 새로운 계약을 맺으시고자 어린양 대신 당신의 외아들을 내어주셨고 그분의 살과 피로 직접 당신의 백성을 먹이시고 살리시며 구원(파스카)으로 이끄십니다.

그 옛날의 어린양의 피는 외아드님의 피로 대체되었고 굶주림에 지친 이들에게 내어주셨던 만나는 이제 그분의 살로 대체되었습니다. 불가사의한 신비로 하느님의 뜻과 사랑이 이루어졌습니다.

알레루야!
알렐루야!
알렐루야!

# 실체의 변화

1551년 트리엔트 공의회는 성체 성사의 신비. 그 실체의 변화에 대해서 이렇게 교의로 선포합니다.

"성찬례 거행의 중심인 빵과 포도주는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령 청원기도를 통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된다." -1333.-

"빵과 포도주의 축성으로써 빵의 실체 전체가 우리 주 그리스도의 몸의 실체로, 포도주의 실체 전체가 그리스도의 피의 실체로 변화한다. 가톨릭 교회는 이러한 변화를 적절하고도 정확하게 실체 변화라고 불러왔다." -1376.-

"그리스도께서는 성체가 축성되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성체의 형상이 존속하는 동안 계속 그 안에 현존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성체의 두 가지 형상 안에 각각 온전히 현존하며, 또 그 각 부분에도 현존하시므로 빵을 나누어도 그리스도께서는 나뉘지 않으신다." -1377.-

흙과 밀이 아이의 손에 가면 모래와 다르지 않습니다. 놀이 도구에 지나지 않지요.

하지만 밀이 농부와 요리사의 손에 들리워지는 순간 농부는 밀을 땅에 심어 싹을 틔울 것이고, 요리사는 밀을 빻아 맛있는 빵을 내어 놓겠지요.

또 흙이 도공이나 옹기장의 손에 들리워지면 항아리나 값비싼 도자기로 다시 태어납니다. 마찬가지로 누룩 없는 빵이 하느님의 손에 들리워지는 순간 생명의 빵이 되어 우리에게 되돌아옵니다.

# 생명의 빵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요한 6,55-58.)

베들레헴(בית לחם: 고기집 혹은 빵집). 동정녀의 몸에서 사람의 육신으로 태어나신 예수 그리스도. 그분께서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려 십자가 위에서 어린양이 되셨고, 이제 다시 생명의 빵으로 매일 우리에게 당신의 살과 피를 내어놓으십니다. 하느님께서 손수하시는 일입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하느님께서 성자와 성령과 함께 손수 이루시는 일입니다.

# 눈으로 볼 수 있는 살이 된 성체

8세기경 어느 날 아침, 성 바실리오 수도회 소속의 한 수사 신부가 미사를 집전하던 중, '예수가 성체성사에 실제로 현존하심'에 대하여 의심을 품게 되었다.

그 수사 신부가 막 빵과 포도주의 '성변화를 위한 축성'을 끝낸 순간, 그는 갑자기 성체로 쓰인 제병이 살아있는 살로 변하며 포도주의 외양이 살아있는 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너무나 놀란 수사 신부는 이 사실을 숨길 수 없어서 미사에 참례한 이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들은 곧 뛰쳐나가서 이 소식을 란치아노 시 전체와 인근 지방들에 알렸다.

1200년이 지난 뒤 살 모양으로 변한 성체는 불그스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며, 오래된 수정 성작 안에 담겨있는 성혈은 5개의 불규칙한 형태의 핏덩어리로 응고되어 있다.

전체 무게는 16.5g이다. 얼핏 보면 빛이 바랜 것 같은데, 밝게 하여 보면 황토색 비슷한 자연적인 색을 볼 수 있다. 이 기적에 대한 소식은 널리 퍼져나갔으며, 1971년에는 과학적 검사에 이어 장엄한 공인이 있었다.

1574년 이래 여러 차례에 걸쳐서 관할 주교들에 의한 인정이 있었으나, 1970년과 1971년에 해부학, 병리 조직학, 화학, 및 임상 현미경학 교수이며 아레초(Arezzo) 병원의 수석 의사였던 오도아르도 리놀리(Odoardo Linoli)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당을 맡고 있던 프란치스코회 수사 신부들의 요청에 따라 기적의 성체와 성혈에 대한 최초의 과학적 조사를 시행하였다.

검사는 2단계로 나뉘어 이루어졌다. 첫 번째는 리놀리 교수가 기적의 성체와 성혈의 샘플을 채취하여 아레초 병원의 실험실에서 검사하는 것이었다. 2번째는 리놀리 교수가 완료된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여 과학적인 보고서를 준비하는 것이었다.

샘플이 채취된 것은 1970년 11월 18일로 란치아노의 페란토니 대주교가 참석하였다. 아브루치 지방의 꼰벤뚜알회 및 성 프란치스코 성당을 관리하는 수도회 전체가 페란토니 대주교의 관할 하에 있었다.

오전 10시 15분에 대주교는 그의 선임자였던 프란시스 페트라르카 주교에 의한 1886년의 봉합을 깨어 열었다. 교수는 성체로부터 20mg 정도의 아주 작은 2개의 샘플을 채취했으며, 성혈로부터는 318mg을 채취하였다.

리놀리 교수는 거의 3개월에 걸쳐서 그 샘플들을 조사하였다. 그는 검사 기간 동안 시에나 대학교의 인체 해부학 교수였던 유명한 로저 베르텔리 교수의 도움을 받았다.

1971년 3월 4일, 성체 기적이 일어났던 그 성당에 수많은 학자들이 모였으며, 그곳에서 리놀리 교수는 그의 분석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의 구두 설명과 더불어 수많은 사진들과 문서들이 제시되었다. 그의 발표 내용의 요약은 다음과 같다.

1. 성체 기적의 피는 참으로 피이며, 살은 참으로 살이다.
2. 그 살은 심장 근육이다.
3. 그 살과 피는 인간의 살과 피이다.
4. 피와 살의 혈액형은 동일하다. 이것은 그 피와 살이 동일인으로부터 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혈액형이 같은 두 사람으로부터 왔을 수도 있다.
5. 피 안에는 정상적인 피에서와 같은 정상적인 비율의 단백질들이 발견되었다.

교수는 다음의 설명을 덧붙였다.

* 이 살이 인간의 심장으로부터 해부적으로 잘라 온 것일 가능성은 전무하다.
* 그 살과 피를 보존하기 위하여 화학적인 방부 조치를 취한 흔적은 없다.
* 그러므로, 그 살과 피 안의 단백질과 무기물들이 대기와 미생물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부패되지 않고 보존된 것은 절대적으로 예외적인 현상이다.

# 사랑의 기도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사랑'입니다. 사랑의 힘은 불가사의하고 신비롭습니다. 생명의 빵은 천사들의 양식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졌습니다.

오늘도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된 아버지의 사랑이 우리를 당신의 천상 잔치에 초대하십니다. 생명의 잔치로 부르십니다.

내게 베푸신 모든 은혜를 잊지 않기를. 영원히 우리와 함께하시는 '창조주의 사랑'을 믿을 수 있기를. '영이며 생명'이신 주님의 사랑을 언제든 증언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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