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화창하고 맑은 하늘, 바람마저 시원한 예수 성심 성월 아침이다. 꼬마 수사는 성모 동산에서 불어오는 장미향기에 취해 걷다가 성모동산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성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고양이 마리와 함께 기지개를 켜며 맑은 공기를 한껏 들이켰다.
"후…. 새들아 안녕. 꽃들아 안녕. 나비야 안녕…! 아! 나비! 나비는 날개 짖도 우아하구나."
고양이 마리는 그새 나비를 쫒고 있다. 앞 발로 잡을 듯. 잡을 듯 놓친다. 마리의 하는 꼴에 꼬마 수사는 배꼽을 잡고 웃다가 텃밭에서 일하고 있는 요셉 수사한테 달려갔다.
"요셉 수사님…! 마리 좀 보세요. 큭큭. 정말 귀여워요."
"응… 마리오. 나도 보고 있었다. 허허." 요셉 수사가 허리를 펴고 일어나며 반겼다.
"수사님, 근데요. 나비도 병아리처럼 알에서 나오나요?"
"나비도 암탉처럼 알을 낳지. 그런데 그 과정은 좀 더 복잡한데… 나비는 알에서 애벌레가 되고 시간이 지나면 번데기로 살다가 나비가 된단다. 좀 어려운 말로 완전 탈바꿈 과정이라고 하지. 번데기의 과정이 없는 탈바꿈을 '불완전 탈바꿈'이라고 하는데 메뚜기, 매미, 잠자리가 그렇단다."
"죽은 듯이 보이는 번데기가 나비가 되는 건가요?"
"그렇지. 겉에서 보기에 번데기는 죽은 듯 보이지만, 가장 신비로운 변화는 번데기에서 이뤄진단다. 애벌레에서 변한 겉껍데기 속에서 애벌레였던 몸의 형태는 모두 완전히 녹아 액체로 바뀌어서 새로운 기관들이 생겨나고 점점 나비의 형태를 갖춘단다."
"번데기가 몸 전체를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바꾸는 건가요?" 꼬마 수사가 신기한 듯 물었다.
"그렇지! 애벌레 시기에는 없었던 날개나 더듬이가 생기면서 점차 나비의 몸이 되어간단다."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은 신비로 가득한 것 같아요."
“허허. 그렇지. 모든 일은 하느님의 섭리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눈으로 볼 수 없는 신비는 하느님께서 완성하신단다. 특히 죽은 이들의 부활은 아무도 짐작할 수 없지만, 나비의 완전 탈바꿈에 비유하기도 하지."
"아! 알아요. 바오로 사도가 이렇게 말씀하셨죠' 썩어 없어질 것으로 묻히지만 썩지 않는 것으로 되살아납니다. 비천한 것으로 묻히지만 영광스러운 것으로 되살아납니다. 약한 것으로 묻히지만 강한 것으로 되살아납니다. 물질적인 몸으로 묻히지만 영적인 몸으로 되살아납니다.'"
"와… 우리 마리오 대단한데. 부활이란 마치 애벌레가 나비가 되듯이 또 씨앗이 나무가 되듯이 지금의 몸은 사라지고 새로운 차원의 몸을 가지게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해. 때문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타나셨을 때, 마리아 막달레나도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도 예수님을 곧바로 알아볼 수가 없었지."
"역시! 죽음 이후의 신비로운 일은 하느님만이 가능하실 것 같아요. 아기가 태어나는 일처럼 말이에요."
"그렇지… 또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 것과 하느님은 항상 불변하신 분이어서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는 것이지. 이제 마리 데리고 들어가자! 아직은 바깥바람이 춥다."
"네… 마리야… 이제 그만 들어가자."
낮기도를 바치러 들어가는 그들 위로 온갖 나비들이 춤을 추고 있었다. 예수 성심의 하늘 아래에서.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마르 12,25)
모두가 부활하여 영광스러운 몸을 지니게 되어 지상에서 얽매이던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처럼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복락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