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눈을 들여다보면
영혼이 묶인 것을 알 수 있어요
흔들리며 떨고 있는 아이의 그림자를
당신도 그 미묘한 차이를
곧 알게 되겠지만
당신의 어깨를 빌리고 싶지는 않아요
입맞춤을 약속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주저하는 사랑이 보여요
느끼지 못할 거예요.
나도 당신과 같은 마음이니까
영원을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나는 영원을 믿지 않으니까
반지를 약속의 상징처럼
내밀 필요도 없어요
머리를 들고 내 눈을 보세요
바라만 보세요
소녀의 슬픔이 아니라
여인의 고독과 사랑을 보세요
얼마 후면 당신은 곧 일어서겠죠
이 나무 그늘이 기울어가고
다시 햇살이 비추게 돼도
후회하지는 마세요
14월을 기다리며
비를 맞고 바람도 이겨냈지만
잎이 지고 다시
추운 날이 오겠죠
알고 있어요
떠나갈 당신을 위해서, 아니 나를 위해서
초를 준비했어요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기에
누군가 꽃을 가져다주길 기다리는 만큼
외로운 건 없어요
고독을 즐기라는 거짓말은 마세요
견뎌낼 자신도 없으면서
기다리기면서
정원을 가꾸었어요 아주 오랫동안
오직 나만을 위한 꽃과 나비들이 춤을 추죠
이별할 때마다 꽃을 심었는데
벌써 정원을 가득 채웠어요
이제는 꽃들을 하나씩 베어낼 거예요
지평선에 닿은 노을이 잠들 시간이기에
아무것도 가질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꽃을 심은 제 잘못이죠
걱정 마세요 내 지친 머리를
당신의 어깨에 기대지는 않을 거랍니다
다만 기억하겠죠
또 오늘은
오로지 나는 당신만을 위해 존재했었다는 것을
사랑하기 원한다면
주저하지 마요
다시
14월의 비가 내리겠죠
이름 모를 꽃들이 다시 피겠죠
내가 심지 않은 기억들도
무수히 자랄 거예요
당신의 눈을 들여다보면서
영혼이 묶인 것을 알 수 있어요.
흔들리며 떨고 있는 아이의 그림자를
당신도 그 미묘한 차이를
곧 알게 되겠지만
당신의 어깨를 빌리고 싶지는 않아요
입맞춤을 약속이라고 말하지 마세요
주저하는 사랑이 보여요
영원한 건 없다고
당신의 눈이 말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