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마리오..." 한 밤 중에 한 영감이 마리오를 흔들어 깨웠다. 한 영감은 태풍 힌남노 때문에 깊은 잠을 못 자고 있었는데, 옆에서 자고 있던 마리오가 흐느껴 우는 소리를 듣은 것이다.
"악몽을 꾸었구나?" 한 영감이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은 마리오를 측은하게 바라보며 물었다.
"네. 할아버지. 완전 슬픈 일이었어요." 아직 꿈속에 있는 듯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마리오가 대답했다. 태풍은 여전히 거칠게 창문을 흔들고 있었다.
"아주 소중한 것...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것을 꼭꼭 가슴에 품고 비바람을 피해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걸 잃어버린 것 같았어요... 그래서 막 울면서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가고 있었어요. 너무나 춥고 무서웠어요 할아버지..."
"그래, 그래. 이제는 괜찮다. 다... 괜찮아질 거야. 옛다 한 모금 마시거라." 한동안 마리오를 토닥여주던 한 영감이 자리끼를 건네주었다.
"근데요. 할아버지. 꿈이 깼는데도 완전 생생해요. 그리고 아직까지도 궁금한 게요. 제가 품 속에 품고 있던 게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꿈속에서도 무척 궁금했고 꿈을 깬 지금도 궁금해요. 그게 무엇이었을까요? 얼마나 소중했길래 그걸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가슴을 찢고 싶을 만큼 서러웠을까요?"
"글쎄다. 저마다 기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 서로 다르니... 그것이 어떤 이에게는 희망이나 명예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이에게는 사람이나 물건처럼 눈에 보이는 것일 수도 있고..." 한 영감은 마리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게 반짝이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럼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뭐가 가장 소중하세요." 마라오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한 영감을 바라봤다.
"예전에는 할애비도 명예나 힘을 소중하게 생각했었지... 또 학생 때에는 미래를 약속했던 사랑했던 사람도 소중했고..."
"그럼 지금은요?" 한 영감이 잠깐 추억에 감진 틈을 타 마리오가 물었다."
"지금이야 우리 마리오가 제일 소중하단다." 한 영감이 마리오의 등을 쓸어주며 말했다.
"정말요? 사과나무나 고구마가 아니구요?"
"그럼 당연하지..."
"아이 좋아라. 그럼 두 번째로 소중한 것은요?"
"두 번째... 두 번째라... 그건."
"저는 첫 번째도 할아버지. 두 번째도 할아버지예요." 마리오가 수줍게 웃으며 한 영감의 품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곧 새근새근 숨결이 잦아들었다.
"할애비에게 두 번째로 소중한 것은 은혜를 베풀어준 사람들이란다. 아주 많지... 아주 많지... " 한 영감은 혼자 넋두리하듯 잠든 마리오를 다독이며 읊조렸다. 태풍 힌남노가 창문을 거친 호흡으로 두드리는 밤. 오늘 밤에도 한 영감은 쉽게 잠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며 은혜를 베풀어준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 둘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