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구나. 네 말대로구나. 하는 수 없이 아롱이만 따로 저 먼 곳에서 밥을 먹여야겠다."
"언제까지 그래야 하나요?" 측은한 얼굴로 아롱이를 지켜보던 마리오가 물었다.
"글쎄다. 시간을 두고 지켜보자꾸나." 말을 마친 한 영감이 아롱이를 따로 불러 밥을 먹였다.
"할아버지. 왕따는 사람들 세상에서만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동물들에게도 있나 봐요." 한 영감과 함께 아롱이가 밥을 먹는 것을 지켜보던 마리오가 물었다.
"그럼. 당연하지 사람들보다 동물의 세계가 더 비정하고 냉정하지. 그나마 사람들에게는 신을 믿고 또 그들이 자기보다 더 큰 존재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신의 눈치를 보며 서로 사랑하려 애를 쓰고 어제보다 더 큰 사랑을 실천하려고 한단다."
"그럼 우리 강아지들에게는 할아버지가 하느님처럼 생각되고 왕따 당하고 있는 아롱이는 할아버지가 예수님처럼 느껴지겠네요. 큭큭..."
"마리오 먹을 것을 앞에 두고 싸우는 강아지와 사람이 같지 않은 이유는 많고도 많겠지만, 사람이 동물과 다른 가장 큰 이유는 자기 자신보다 더 크고, 자신보다 더 지혜롭고, 자신보다 더 큰 사랑을 실천하는 존재를 잊지 않고 살아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보다 더 큰 존재를 우러러볼 줄 안다는 점이지. 그러니 세상에게 가장 힘이 세고 큰 존재는 누구일까?"
"어떤 이들처럼 전쟁으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사람은 아닌 건 분명하구요. 또 자기 자신만을 위해 큰 건물을 지으려는 사람도 아니겠지요?"
"당연하지..."
"그 답은 사람이라면 모두가 다 알고 있는 큰 사랑을 실천한 부모님! 맞아요?"
"그래. 마리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고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란다. 신처럼. 하느님처럼. 예수님처럼. 지금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큰 사람들이지."
"와... 그럼 사랑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사랑해주는 그 사람이 신의 대리자이자 예수님의 대리자가 되겠네요." 마리오는 뭔가 깨달은 듯 놀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허허허. 그렇지. 신의 창조와 그 전능함도 조건 없는 사랑에서 시작되었으니까."
"그럼... 저도 신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리오가 신이 나서 말했다.
"엉? 무슨 소리냐?"
"신의 존재가 사랑이라면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신과 다르지 않다는 말이겠지요. 그렇다면 저두 사랑을 실천해야겠어요. 할아버지! 여기에 앉아보세요. 할아버지의 지친 어깨를 제가 사랑으로 주물러드릴게요. 그럼 저두 예수님처럼 되는 거 아닌가요?"
"허허허. 녀석. 고맙구나. 어디 그럼 할애비 어깨를 맡겨볼까..." 한 영감이 너털웃음을 웃으며 꼬마 마리오에게 어깨를 맡기는 사이 서산 너머로 천년 같은 하루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