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청바지

by 진동길



볕 좋은 가을 햇살에

생선 말리 듯

빨랫줄에 무심히 걸린 내 껍데기

허물처럼 비늘처럼 바람에 나부낀다.


어쩔 수 없는 험한 인생

가고 싶지 않은 자리도

갈 수 없던 곳도

가지 말아야 할 길도

망설임 없이 함께 지나온 녀석

더러움과 수고로움 온전히 너의 몫이었구나.


운명처럼 너만을 고집하는 나도

말없이 날 감싸준 너도

어지간히 고달픈 삶이구나.


달이 지고 또 차올라

찢기고 닳은 자리

꿰매고 또 꿰매어 줄게


너와 나, 우린

서로에게 선물이 되었고

이 길 끝이 없을 거니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낯선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