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세노야

by 진동길



세노야. 세노야.

저 산너머 그 바다로 가자


풀잎 돋는 소리, 사방에 요란하더니

어느새 가랑잎 바스락 소리에

주름진 세월만 탓하다가

저 고갯마루, 내 형제 묻어두고

하늘에 닿은 곳이라 좋더라 했더니

세월 가고 찾은 길이 이다지도 사나울 줄


세노야. 세노야.

저 산너머 그 바다로 가자


지나온 자리 깊게 패인 자욱들 자락에

쇠심줄보다 질긴 인연 줄이라

이 생이 끝이라면 단칼에 끊었을 넋

기다려줄 님도 없고 끝도 없이 가는 이 길

소걸음처럼 더디 가는 세월이라

한 숨이나 쉬고 가자


세노야. 세노야.

저 산너머 그 바다로 가자


가랑잎 앉은자리 등이라도 눕혔다가

쉬엄쉬엄 가자꾸나

기다리는 우체부는 언제 올지

그 바다에 이르거든 뭘 해 먹고 어찌 살지

여한이 한 짐이라

저벅저벅 가는 길이 더디기만 하여


세노야. 세노야.

저 산너머 그 바다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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