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길에서

녹턴

by 진동길



도무지 알 수 없는 게

사랑이라 하지만,

날 심장이 살아서

팔딱이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다면


그날 밤바다에서

우리 함께 듣던 너의 노래는

고요하고 잔잔했지만

뱃고동 소리보다

더 멀리 메아리쳤음을

부서지는 파도보다 강렬했음을


가을볕에 익어가는 향기는

더없이 많은 사랑의 낱알들을 쏟아내고

더 높이 떠 흘러가는 구름은

보랏빛보다 진한 꿈들을 그려내었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게

사랑이라 하지만,

날 심장이 살아서

팔딱이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다면


우리 헤어진 지금, 다시

또 다른 누군가와 속삭이겠지

그날 밤처럼 피아노 건반을 집듯이

별들의 자리를 헤아리며


옷깃을 여미는 겨울이 오면

성탄절 이야기와 날카로운 네온사인으로

거리는 그렇게 흥분하고

낯선 설렘으로 가득 차겠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게

사랑이라 하지만,

날 심장이 살아서

팔딱이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다면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어느 날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쓸쓸한 일인지

새삼 다시 느끼게 되겠지

망각의 강을 지나온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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