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단지

부활 - 신 앞에 선 단독자

by 진동길


나는 누구인가? 신이 인간을 대하는 방식


신부 헨리 나우엔. 세계적 석학으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가지고 있던 그는 노년에 신경쇠약을 앓게 되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신부였던 그는 다른 사람들을 돌보는데 최선을 다 했으나 막상 자신을 돌보는 데에는 그만큼 소홀했던 탓이다. 그는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FATHER’로 살았다. 지친 것이다.

그는 요양차 지체장애자들이 모여있는 한 정신요양병원의 담임신부로 일하게 되었다. 그는 지체장애들과의 첫 만남 때 이렇게 자신을 소개했다.


“반갑습니다. 신부 헨리 나우엔입니다. 하버드에서 강의를 하다가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이곳에 오게 되었습니다.”

한 지체장애자가 묻는다.

“하버드가 뭐야?”

신부가 대답한다.

“네. 세계의 수많은 지성들이 공부하고 연구하는 학교입니다.”

그 지체장애자가 다시 묻는다.

“공부? 사람들이 공부를 왜 해?”

신부는 문득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하나?’ 그리고 ‘대답을 어떻게 하든 이들에게 무슨 의미가 될까?’ 이 생각들에 잠깐 멍해졌다.

그날 밤 신부는 일기를 썼다.

“난 이들에게 내가 얼마나 유명한 사람인지 설명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친구들 중에 한 국가가 나아가는 방향을 결정하는 유명한 정치인들이 많이 있고, 그 밖에도 전 세계의 수많은 저명한 리더들이 내게 자문을 구한다는 사실을 설명하는 것이 어려웠다. 어쩌면 나의 오랜 정신적 방황이 이곳에서 끝날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이들은 신이 인간을 대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게 나를 대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나와 사회적 통념(소유와 능력)이 멈춰 선 자리에서 나는 누구인가? 진실 앞에 선 나. 진실과 마주한 나. 나는 누구인가?


하느님과 마주한(부활한) 나.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는 그에게 과거의 나는 더 이상 의미 없다. 그 앞에서 나의 옛이야기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의 나. 지금, 마치 거울 앞에선 것 같은 나. 하느님과 마주한 나는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그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보여주자.

무엇을?

진실을. 지금의 너. 네 마음을 열어. 웃어봐. 슬프면 울어도 돼. 그리고 감사해 하자. 또 어제보다 더 많이 사랑하자. 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가자. 그(하느님의 마음에 들었던 예수)가 그랬던 것처럼. 너와 함께 있는 이들 속으로 들어가. 소금처럼. 빛처럼. 함께 웃고 우는 거야. 그게 너야. 꾸밀 필요 없어. 네가 복음이 되면 돼. 그냥 너를 나누어주면 돼.




꽃이 피었고 졌다(죽어서 무덤에 묻혔다). 이제 열매를 맺어야 한다. 부활은 새로운 삶으로 다시 일어서는(시작하는 것) 거야. 가자! 갈릴래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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