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41 예수님의 부모는 해마다 파스카 축제 때면 예루살렘으로 가곤 하였다. 42 예수님이 열두 살 되던 해에도 이 축제 관습에 따라 그리로 올라갔다. 43 그런데 축제 기간이 끝나고 돌아갈 때에 소년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그대로 남았다. 그의 부모는 그것도 모르고, 44 일행 가운데에 있으려니 여기며 하룻길을 갔다. 그런 다음에야 친척들과 친지들 사이에서 찾아보았지만, 45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그를 찾아다녔다. 46 사흘 뒤에야 성전에서 그를 찾아냈는데”(루카 2장)
성모님께서 세상 사람들의 길을 따라 걸으시는 동안 주님께서 함께 하시겠거니 여기셨습니다. 그 사이 어린 예수님께서는 성전에서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물러 계셨습니다.
우리가 주목할 점은 성모님의 태도입니다. 아들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성모님께서는 곧 예수님을 찾아 나서십니다. 어디로 가시나요?
세상 가운데에서 길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서 선택하셨던 길을 기억하실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신앙과 그 여정은 빛과 어둠 속을 걷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하느님의 신적 사랑과 성령의 빛, 그 조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모님께서 의탁하신 성령의 빛으로 우리 삶의 의미가 반짝이게 되는 것이지요.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그랬듯이 우상과 세속에 물든 욕망은 끊임없이 우리의 마음과 영혼을 속이고 더럽히려 합니다. 그러나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서는 이미 그걸 알고 계셨고 그 빛의 주인께서 어디에 계실지도 아셨습니다. 성령의 빛 가운데로 나아갑시다. 오늘도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은 예수님께서 머무르셔야 할 자리에 함께 머무시려고 성전으로 가십니다. 성령께 의탁하시며 성령의 궁전으로 가십니다.
그리고 이제 “성령께서는 교회 안에 그리고 바로 성전인 신자들의 마음 안에 머무르시고(1코린 3,16; 6,19 참조), 그 안에서 기도하시며 그들이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을 증언하여 주신다(갈라 4,6; 로마 8,15-16.26 참조).“ (교회헌장 4항)
하느님의 백성이 된 우리가 교회이자 성령께서 머무르시는 성령의 궁전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성 라우렌시오 유스띠니아노 주교님은 강론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신자 여러분, 마리아를 본받으십시오. 영신적으로 깨끗해지고 죄의 더러움을 씻기 위하여 마음의 장막으로 들어가십시오. 거기서 우리가 행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하느님께서는 일보다 마음을 중시하십니다. … 이것이야말로 하느님 뜻에 맞는 영신적 봉헌이요, 손으로 지은 장막이 아니라 마음의 장막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며, 이 마음의 장막으로 주 그리스도께서 기꺼이 들어오시는 것입니다.”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의탁하는 기도문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께 온 세상을 봉헌하기로 마음먹고, 직접 ‘의탁 기도문’이라 칭한 기도문을 작성했다.
“모든 인간과 모든 민족의 어머니, 당신께서는 그들의 고통과 희망을 모두 알고 계시나이다. 또한 온 세상을 뒤흔드는 선과 악의 싸움, 빛과 어둠의 싸움을 모성의 마음으로 느끼시나이다. 저희가 성령 안에서 당신의 성심께 직접 드리는 간청을 받아 주시고, 어머니시며 주님의 여종이신 당신의 사랑으로, 애타게 당신의 품을 기다리는 모든 사람을 감싸 안아 주시고, 당신께 의탁해 오기를 당신께서 특별히 기다리시는 사람들을 감싸 안아 주소서. 오 성모님, 깊은 사랑으로 저희가 당신께 맡겨 드리는 온 인류 가족을 어머니의 보호 아래 두소서. 모든 이에게 평화와 자유의 시간, 진리의 시간, 정의와 희망의 시간이 동트게 하소서.”
https://www.vatican.va/content/francesco/ko/prayers/documents/20220325-atto-consacrazione-cuoredimaria.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