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e Maria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by 진동길

지금과 마지막 순간까지, 성모님과 함께


우리의 삶은 시간이라는 흐름 속에 펼쳐집니다. 그 시간 속에서 신앙인은 언제나 성모님의 따뜻한 돌보심을 갈망하며 기도합니다. 성모송의 아름다운 후반부에 담긴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라는 구절은 바로 그 간절한 기도의 핵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구절은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과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성모님께 맡겨 드리고자 하는 깊은 신뢰와 희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voznesenie-bogomateri-assunta-tician-vechellio_1.jpg 티치아노 베첼리오(Titian), 『성모 승천』(Assunta, 1516-1518), 산타 마리아 글로리오사 데이 프라리 대성당, 베네치아


성모송 후반부에 등장하는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라는 표현은 우리 삶의 모든 순간과 죽음이라는 가장 중대한 순간을 모두 포괄합니다. 이 구절은 14세기경부터 신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퍼지기 시작하여, 마침내 16세기에 공식적으로 기도문에 포함되었습니다. 당시 신자들은 성모님께 기도를 바치며 삶의 모든 시간을 어머니의 품에 온전히 맡기고자 하였습니다. 특히 죽음의 순간은 인생에서 가장 중대하며 결정적인 때이기에, 신앙인은 성모님의 도우심을 절실히 청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성모님은 역사적으로 "착한 죽음의 수호자"로 불리며, 신자들이 평화롭게 마지막 순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분으로 존경받았습니다.


"이제와"라는 표현은 우리가 살아 숨 쉬는 현재의 모든 순간을 의미합니다. 매일의 일상 속에서 겪는 기쁨과 슬픔, 행복과 어려움의 순간들 모두를 성모님의 돌보심 아래 두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리고 "저희 죽을 때"는 인생의 마지막을 뜻합니다. 죽음이라는 필연적이고 중요한 순간을 앞두고, 신자들은 성모님께 특별히 의탁합니다. 성모님은 우리에게 은혜로운 죽음, 즉 하느님의 자비 안에서 평화롭게 주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분으로 깊이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성인들 역시 죽음을 앞둔 순간에 성모송을 바치며 마리아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성모 마리아여, 지금과 제 죽을 때에 제 영혼을 받아 주소서"라는 간절한 기도로 생을 마무리하곤 했습니다. 마리아께서 당신의 삶을 신실하게 마치시고 천상으로 영광스럽게 들어 올림 받으셨기에, 우리의 마지막 순간 또한 성모님과 함께라면 평화롭게 하느님 품에 안길 수 있다는 신앙이 자리 잡았습니다.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라는 이 구절을 더 깊이 묵상해 보면, 결국 우리 삶 전체를 성모님께 맡기고자 하는 간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임종의 순간까지 성모님의 사랑과 보호 아래 살아가고자 하는 것입니다. 삶은 유혹과 역경으로 가득 차 있고, 특히 죽음의 순간에는 악의 유혹이 더욱 치열할 수 있다는 영적 전통이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임종 순간에 성사의 은총과 성모님의 보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가르칩니다.


특히 병상에 있거나 인생의 황혼에 이른 신자들에게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라는 이 구절은 큰 위로와 평화를 줍니다. 지금의 아픔과 다가올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모두 성모님께 맡겨 드릴 때, 우리는 어머니의 품속에서 깊은 평안을 느낍니다. 교회는 성모님을 "하늘의 문"이라 부르며, 우리가 성모님의 인도를 받아 영원한 생명으로 들어가기를 희망합니다.


성모송에서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를 반복하며 기도할 때마다, 우리는 우리의 전 존재와 시간을 성모님의 자애로운 품속에 맡기게 됩니다. 이 구절을 통해 우리는 언제나 성모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심을 믿고, 삶과 죽음을 넘어 영원한 생명으로 인도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러니 오늘도 이 아름다운 기도를 통해, 우리의 모든 시간과 마지막 순간까지 성모님의 보호와 사랑 속에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하며, 마음 깊이 성모님께 간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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