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하늘의 뜻을 바라보며
기도는 단지 인간의 필요를 하느님께 아뢰는 것을 넘어서, 우리의 마음과 뜻을 하느님의 거룩한 의지와 조화시키는 영적 여정입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세 번째로 등장하는 청원,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라는 구절은 바로 이 숭고한 조화를 향한 우리의 열망을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뜻"이란 바로 하느님의 완전하고 선한 계획을 의미합니다. '하늘'이란 하느님의 뜻이 전적으로 실현되는 장소로, 거기에서는 어떠한 불순종이나 거스름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천사들과 성인들은 하늘에서 하느님의 뜻을 기꺼이, 그리고 완벽히 따르며 그 안에서 참된 행복과 영원한 평화를 누립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뜻을 부담이나 의무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지극한 기쁨과 사랑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라고 기도할 때, 우리는 바로 이 하늘의 완전한 순종과 사랑을 바라보며 깊은 묵상에 잠기게 됩니다. 이는 우리의 마음을 하늘을 향해 열어 놓고, 우리 삶 안에서도 하느님의 뜻이 그렇게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갈망하는 표현입니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니 동산에서 고통스러운 죽음을 앞두고 “내 뜻대로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마태 26,39)라고 기도하신 것처럼, 우리 역시 우리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더 크고 깊은 뜻에 순종하고자 다짐하는 것입니다.
이 청원은 또한 우리의 내적 변화를 요청합니다. 우리의 의지와 욕망을 내려놓고 하느님의 뜻을 최고의 선으로 받아들이도록 마음을 정화하는 기도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에서는 자주 우리의 뜻이 하느님의 뜻과 충돌하며, 우리의 고집과 욕망이 하느님의 계획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구절을 진심으로 바칠 때 우리는 하늘의 거룩한 질서를 떠올리며, 그 질서가 우리의 삶에도 깃들기를 간절히 소망하게 됩니다.
오리게네스는 이 청원에 대해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지듯 우리 안에서도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곧 하늘이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말씀처럼, 하늘에서 완벽히 실현되는 하느님의 뜻이 우리 영혼 속에서도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이미 하늘의 평화를 미리 맛보는 셈입니다. 이것은 또한 우리가 하늘 시민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고 실현할 책임을 가진 존재라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라는 이 기도는 하느님의 뜻이 우리의 삶과 세상에 완전히 이루어지기를 소망하는 아름다운 영적 청원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의 뜻을 초월하여 하느님의 뜻을 바라보는 지혜와 겸손을 배우게 됩니다. 우리가 이 청원을 진심으로 드릴 때, 우리 삶의 방향은 하늘을 향하게 되고, 우리의 영혼은 하느님의 뜻 안에서 비로소 참된 안식과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