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을 위한 동화

아무도 없는 집

by 진동길


세상 끝자락,

한 노인은 작은 집 하나에 살고 있었다.

창문도 작고, 벽도 금이 가 있었지만

그는 그 집을 **“천국처럼 조용한 곳”**이라 불렀다.


그 집은 이상한 규칙이 하나 있었다.

“아무도 초대하지 말 것.”

그래서 그는 수년 동안 혼자 밥을 지었고,

혼자 정원을 가꾸었으며,

혼자 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어느 겨울 저녁,

눈보라를 뚫고 한 여인과 아이 둘이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


노인은 고민했다.

‘여기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없어.

게다가 규칙을 어기면… 그분이 슬퍼하시겠지.’


하지만,

어느새 여인의 팔이 얼어붙어가고 있었고,

아이의 입술은 파랗게 질려 있었다.


노인은 문을 열었다.

그 순간,

집 안에 있던 촛불 하나가 스스로 환히 타올랐다.


며칠 후,

아이들은 웃으며 돌아다녔고,

여인은 죽을 듯이 기침을 하다

천천히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노인은 하늘을 향해 중얼거렸다.


“하느님, 제가 규칙을 어겼습니다.

하지만 이 집이…

그들의 온기가 있는 집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꿈속에서

하느님께서 속삭이셨다.


“그 규칙은 네가 만든 것이지,

내가 만든 것이 아니란다.”


“내 집은,

언제나 ‘누군가를 위한 자리를 남겨둔 집’이었단다.”


아침이 되자,

노인은 그 집 문에 작은 간판을 달았다.

《아무도 없는 집》은 이제,

《누구든 머물 수 있는 집》이 되었다.


그 집은 여전히 작았고,

흙내가 났으며,

벽에는 여전히 금이 가 있었지만…


그 집 안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사람이 사람을 위해 살아주는 따뜻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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