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그늘 아래의 구두 한 짝
한 구두장이가 있었습니다.
작고 오래된 마을의 골목 끝, 기울어진 간판과 낡은 창문이 전부인 가게에서 그는 조용히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의 구두는 튼튼했고, 바느질은 정직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구두를 찾지 않았습니다.
그가 한쪽 다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로 말입니다.
어릴 적 사고로 다리를 잃은 그는, 왼쪽 바지통을 접어놓고 한 짝의 구두만 신은 채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그가 만드는 구두는 항상 한 짝이었습니다.
자신의 외로움이 투영된 듯한, 단단하지만 쓸쓸한 구두 한 짝.
어느 날, 한 여인이 찾아왔습니다.
그녀는 걷는 법을 잊은 사람처럼, 아주 조심스럽게 구두방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혹시… 한 짝짜리 구두도 만들 수 있나요?”
구두장이는 조용히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습니다.
여인은 치마 아래쪽, 부드러운 천으로 감싼 의족을 보여주었습니다.
“사고가 있었어요.
하지만… 전 아직도 예쁜 구두를 신고 싶어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제 자신을 위해서요.”
구두장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는 처음으로, 자신 말고 다른 사람을 위해 한 짝의 구두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 여인이 다시 가게를 찾았을 때, 구두장이가 내민 건 예쁜 붉은색 단화 한 짝.
그리고 그 옆에, 자기의 왼쪽 바지에 어울릴 법한 검정색 구두 한 짝이 함께 놓여 있었습니다.
“이건…?”
그는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짝을 잃은 사람에게, 짝을 지어주고 싶었습니다.
다리가 아니라… 마음에 말이지요.”
그날 이후, 마을 사람들은 다시 그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만든 건 구두가 아니라 ‘걸을 용기’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여인은, 매주 토요일마다 구두장이의 가게 앞 벤치에 와 앉아 그와 함께 차를 마셨습니다.
둘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을 때가 더 많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침묵은 꽉 찬 시간이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고치려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상처가 더는 숨겨야 할 것이 아님을 함께 조용히 인정해 줄 뿐이었습니다.
“사랑은 고치지 않는다, 가만히 품는다”
사랑은 결점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결점이 있어도 여전히 아름답다 말해주는 것입니다.
존재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가 감추고 싶은 부분까지 껴안는 일이며,
그 사람이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게 조용히 옆에 있어주는 것입니다.
때로 사랑은 소리 없이,
그저 한 짝의 구두가 옆에 놓여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언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