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두 마리 늑대와 아이

by 진동길


한때, 안개가 자욱이 깔린 북아메리카의 깊은 숲속에 체로키 부족의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사슴 가죽을 두르고, 바람결에 흔들리는 나무 소리에 귀 기울이며 살았습니다. 그곳에는 지혜로운 노인이 한 사람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늑대의 말을 들을 줄 아는 자’라 불렀습니다.


어느 겨울밤, 모닥불 옆에 앉은 할아버지는 손자를 무릎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바싹 마른 장작이 타닥타닥 불꽃을 토해냈고, 바깥엔 눈보라가 소리 없이 숲길을 덮고 있었습니다.


“얘야, 너도 알겠지만 사람 안에는 늑대 두 마리가 살고 있단다.”

할아버지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그 안에 오래된 강물이 흐르듯 깊은 울림이 담겨 있었습니다.


“한 마리는 착하고 온순해. 사랑과 연민, 기쁨과 희망으로 너를 북돋워 주지. 그런데 또 한 마리는 사납고 화를 잘 내며, 질투와 탐욕으로 네 마음을 뒤흔들지. 둘은 늘 싸워. 네 안에서, 내 안에서도, 모두의 안에서 말이다.”


손자는 할아버지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레 묻습니다.

“그럼, 할아버지… 제 안에도 두 마리 늑대가 있나요? 싸우면 누가 이겨요?”


할아버지는 눈가에 주름을 모아 웃음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손자의 작은 어깨에 손을 얹어 주었습니다.


“누가 이길 것 같니?”

손자는 불꽃 너머로 마주보는 할아버지의 눈동자 속에서 춤추는 불빛을 보았습니다.


“모르겠어요….”


“얘야, 결국 이기는 놈은 네가 먹이를 주는 녀석이란다.”


그 말을 듣고 손자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하지만 잠시 뒤 다시 물었습니다.


“그럼, 나쁜 늑대는 굶겨야 하는 거예요?”


이번엔 할아버지는 모닥불에 장작을 하나 더 넣고, 불길이 다시 피어오르는 것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습니다.


“아니란다. 나쁜 늑대라고 궁지로 몰아세우면, 더 사나워지고 너를 물어뜯을 거야. 대신 네 안에서 왜 그렇게 우는지, 왜 그렇게 이빨을 드러내는지 잘 들어주거라. 그러면 그 늑대도 언젠가는 네 친구가 되어 너를 지켜줄 수 있단다.”


그 밤, 어린 손자는 두 마리 늑대가 싸우는 자신의 마음속 숲을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진정한 용기는 착한 늑대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사나운 늑대조차 품을 수 있는 것임을.




이 체로키의 오래된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내 마음속 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가?”

착한 늑대도, 사나운 늑대도 결국 나의 일부입니다. 오늘도 내 안의 숲을 잘 돌보고, 두 마리 늑대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십시오. 그 작은 선택이야말로 당신의 마음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함께 걸어가는 길, 당신의 내면이 늘 평안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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