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 마을의 잃어버린 도토리
깊은 숲 속, 하늘을 가린 푸른 나무들 아래에 작은 마을이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현명한 늙은 부엉이 올빼미가 살고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숲의 역사를 지켜온 그는 많은 지혜를 품고 있었지만, 가끔은 숲 아래 작은 동물들의 마음을 다 헤아리기 어려울 때도 있었습니다.
어느 날, 숲의 모든 것을 꿰뚫어 본다는 신비로운 정령 여우가 이 마을을 찾아왔습니다. 늙은 올빼미는 정령 여우의 소문을 듣고 그의 지혜를 시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숲의 정령님, 저희 숲 속 친구들이 진정한 행복을 찾고 함께 살아가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올빼미가 물었습니다.
정령 여우는 부드럽게 올빼미를 바라보며 되물었습니다.
“오랜 세월 숲을 지켜온 당신의 마음은 무엇을 느끼고 있습니까? 숲의 법칙은 당신에게 무엇이라 속삭입니까?”
늙은 올빼미는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레 대답했습니다.
“서로를 아끼고 돕고, 가진 것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
그것이 숲의 조화로운 질서라 생각합니다.”
정령 여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습니다.
“옳습니다. 그것을 잊지 않는다면
숲은 언제나 평화로울 것입니다.”
그러나 올빼미의 마음속에는 아직도 작은 궁금증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진정 저희 숲의 이웃이라 할 수 있습니까?”
정령 여우는 잔잔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어느 가을날, 다람쥐 쨉은 겨울을 대비해 소중한 도토리를 모아 언덕 위 굴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험한 바위길에서 발을 헛디뎌
도토리 바구니를 떨어뜨리고 말았지요.
도토리는 사방으로 흩어지고, 쨉은 발목까지 다쳐
꼼짝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길을 지나던 화려한 깃털의 공작새 피콕은
쨉의 앓는 소리를 들었지만,
자신의 아름다운 깃털이 더러워질까 걱정하며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조금 뒤, 힘센 멧돼지 덩치가 다가왔습니다.
그는 쨉의 딱한 모습을 보고도
‘약한 녀석은 알아서 해야지.’라며
코웃음을 치고는 숲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때 작고 수줍은 생쥐 찍찍이가
떨어진 도토리를 발견하고 다가왔습니다.
찍찍이는 다친 쨉의 곁에 앉아
하나하나 도토리를 주워 모으고,
풀잎 침대에서 부드러운 잎사귀를 가져와
쨉의 발목을 정성껏 감싸 주었습니다.
밤이 되자 찍찍이는 자신의 작은 곡식 창고에서
조금의 곡식을 가져와 쨉과 나누어 먹었습니다.
그리고 어두운 밤, 쨉의 옆에서
작은 발로 등을 토닥이며 밤새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쨉은 찍찍이의 도움으로
잃어버린 도토리와 함께 무사히 자신의 굴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정령 여우는 이야기를 마치고 올빼미에게 물었습니다.
“이 친구들 중 누가 다친 다람쥐에게
진정한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합니까?”
올빼미는 깊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대답했습니다.
“힘이 세거나 화려한 겉모습이 아니라,
작고 약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곁에 있어 준
생쥐 찍찍이가 진정한 이웃입니다.”
정령 여우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숲 속 마을의 진정한 행복은
크고 강한 자가 아니라,
서로를 살피고 돌보는 작은 친절 속에 자라납니다.
누구나 작은 찍찍이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하십시오.”
그날 이후, 늙은 올빼미는
숲 속 친구들에게 겉모습이나 힘으로 판단하지 않고,
마음을 나누는 따뜻함이 얼마나 귀한지
더 깊이 가르쳤습니다.
그 덕분에 숲 속 마을에는
예전보다 더 많은 이해와 사랑이
조용히 스며들게 되었습니다.
깊은 숲길을 지나온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이 숲 속 마을에서
어떤 이웃이 되어주고 싶나요?
오늘도 작은 친절 하나가
누군가의 잃어버린 도토리를 찾아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