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움 주의, 근데 약간 귀엽게 더러움, 아 뭐요 왜요
1월 1일이다.
헛발질만 하는 것 같은 불안, 뭐 그런 비슷한 감정으로 새해를 맞이했다. 모두가 잘 되진 않을 텐데, 나만 이런 건 아닐 텐데, 흔들릴 땐 왜인지 다들 괜찮아 뵌다.
힘 없이 누워 눈을 감는다. 도통 올 생각이 없는 잠 덕분에, 떼꼰한 눈을 부비며 유튜브 속 넘의 브이로그를 진지하게 들여다본다. ‘재밌다. 너무 재밌어.. 저런 일상이라면 난 웃으며 잠들 것 같아..‘ 편집 기술인지 진짜 저런 삶인지. 나는 약간 미간을 찌푸리며 혼자만의 미스터리를 풀어본다. ‘아마 저 사람도 유쾌한 순간만을 공유했겠지? 내가 아는 건 빙산의 일각이겠지!’ 채널주인에게 물어보는 건 예의가 아닌 듯하니, 나름의 정신승리로 관람을 종료한다.
하. 와중에 배는 왜 이렇게 아파오는지. 변비 20년 차로 화장실 가는 게 두려운 나는 과감히 눈을 감는다. (이쯤에서 ‘그러니까 변비가 오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이 말만큼은 해야겠다. 아니요, 화장실을 안 가서 생긴 변비가 아니라 변비 때문에 화장실이 가기 싫어진 거라구요. 글 쓰다가 갑자기 대화해서 죄송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속눈썹이 파르르 흔들린다. 장과의 협상이 원활하지 않다. 할 수 없다. 물러날 곳이 없다. 이를 잠시 앙 다문 뒤, 짐짓 비장해진 (마음의) 목소리로 내 새해 첫 소원을 똥에게 빌고 만다.
‘자고 내일 쌀게. 그러니 응가야, 내일 아침 아니 점심쯤 나와주는 게 어때?’
…
같은 올해 첫 소원은 이뤄질 리 없지. 소원을 말해봐 같은 지니가 내게 있을 리 없지.
아.
그게 무슨 뜻이냐면
여러분은 지금 제가 변기 위에서 쓴 글을 읽고 있다는,
쏴아-(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
뜻입니다.
아무튼, 올해도 지니 따윈 없으므로 닥치고 싼다.
아, 아니.. 한다. 하다 보면 뭐든 해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