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차 김차장과 3년 차 김대리
존재 이유를 늘 고민했다.
목적이 무엇인지 찾고자 했다.
까마득해 보이는 앞 날을 매일 고민했다.
과연... 여기가...
내가 있을 곳인가?
있을 곳이 정해진 것처럼...
멈추고 싶어도 멈추지 않았던 고민으로 머리가 늘 복잡했다. 숨 쉬기 조차 힘들었다.
밤새 뭔가를 열심히 찾았다.
닥치는 대로 열심히 공부했다.
강박관념처럼 나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멈추고 싶어 했던 수많은 불안감이 어디론가 가버렸다.
누군가... 여기가 김차장이 고민했던 “가야 할 “ 길이냐고 물으면...
글쎄...
그냥 지금, 여기 있다.
굶고, 짜증내고, 울고, 뜬 눈으로 밤새 고민하다... 답을 찾지 못해 다시 출근했다. 그런 지금...
어느덧 19년 차다.
여전히 알지 못한다.
김차장이 가야 할 길인 어디인 지.
앞으로도 영원히 알지 못할 것 같다. 그냥 여기 있다.
그런데 “김차장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고질병처럼 달고 살았던 고민들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앞으로 가야 할 김차장의 길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려 하지만..., 모르겠다.
바람이 스치 듯... 그냥 이렇게 살지 않을까?
19년 차 김차장, 3년 차 김대리와 같다.
터벅터벅 출근한다.
그리고 여전히 생각이 많다.
성향이 바뀌지는 않았다.
여전히 밤잠을 설친다.
하지만 찾지 못한 “김차장의 길”에 대한 고민이 아니다.
매일 밤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목록의 순서를 정리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한다.
19년 차 김차장, 3년 차 김대리와 같지는 않다.
19년 차 김차장, 가끔 멈춰 서 하늘을 바라본다.
코 끝에 스치는 바람의 시원함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