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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네 Oct 08. 2020

당연한 것이 있을까?

크는 아이, 그리고 함께 커져야 하는 엄마


엄마는 아이 머리 냄새에 신경 쓰였다. 얼마 전 미용실에서 아이 두피케어를 받게 해 줬다. 미용실에선 1회 적으로 와서 두피케어하는 것보다 평소 엄마가 관리해줄 줄 알아야 개선된다고 했다. ‘그동안 제대로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보지 않았구나’하는 생각에 엄마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며칠을 검색해 두피케어 제품과 깊은 향이 나는 트리트먼트를 구매했다.


매일 스스로 샤워하는 아이를

일주일에 두세 번 샤워 전 앉혀 놓고 두피케어 제품으로 머릿속을 마사지해주고 있지만, 여전히 머리 냄새가 신경 쓰인다.


오늘, 오랜만에 등교하는 날이다.

아이에게 필요할  같아 엄마가 좋은 향이라 생각하는 향수를 머리에 뿌려줬다.


아이는 기분 나쁜  머리를 클어트렸다.

미안해라는 엄마의 말에 더욱 아이는 머리를 헝클어 드렸다. 10여분 넘게 아이의 모습을 아무 말 없이 지켜봤다. 계속되는 아이의 행동에 엄마는 불쾌해져 결국 욱했다. 챙겨주는 , 챙겨준다고 착각하는 행동 때문에 엄마도 아이도 기분이  좋다.


내가 낳은 아이니까 내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고 강요할 수 있을까?

엄마니까 아이의 짜증을 참아야 한다고 강요할 수 있을까?


세상에 당연하게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처음 아이를 낳고 기르며, 말 못 하는 아이가 뭘 원하는지 최대한 알아내려 노력하고, 아이가 원하다고, 아이에게 필요한 거라고 판단한 것을 실행하려 노력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잘하고 있다”는 생각보다는 “과연 이게 옳은 행동인가?”하는 회의감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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