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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도네 Oct 21. 2020

월급날도 기쁘지 않은 우울감에 빠지다.

언제쯤 회사가 즐거울까?

급여날이다.

만 18개월 4개월, 오늘 급여명세서에 찍힌 김차장의 근속연수다.

급여날인데, 무기력감을 넘어 우울감이 사라지지 않는다.


예전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뭐가 문제지?

힘들다가도 급여받으면 다시 한 달을 버틸 수 있었는데.

복직을 다짐하도록 마음을 다잡아 준 것도 급여인데. 일이 많아도, 엄마에서 다시 김차장으로 출근할 수 있음에 감사한 일이라 생각하고, 점심을 거르며 즐기려 노력했는데.


18년 4개월 월급날, 왜 이렇게 우울한 걸까?


휴직기간 접하지 못한 월급 명세서를 보고도 마음이 다잡아 지지 않는다.

우울감을 떨치고자 일을 더 몰아쳐하는데도, 에린 마음이 느껴진다.


함께 희로애락을 나눌 동료가 없어서 그런 건가?

해도 해도 줄지 않는 김차장의 일에 대한 과도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가?

김차장보다 한 참 후배들이 팀장이라서 그런가?

과연 회사가 즐거워지긴 하는 건가?

회사일이 해결되지 않고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이 자꾸 보여서 그런가?

힘들고 지친 마음 달래 보려 가족에게 기대어 보려 하면 오히려 상처가 돌아온다.


스스로 기분을 해결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20년, 30년 다시고 있는 선배들은 무슨 생각으로 회사에 나올까?


첫 월급 받던 날, 정말 큰돈이라 생각했다.

19여 년 전보다 절대적으로 많은 돈을 받는 지금, 더 궁핍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질풍노도의 청소년기처럼

19년 차 김 차장의 혼란기라면 좋겠다.


일탈 없이 보낸 청소년기처럼 무사히

지나가길 바래본다.


회사에 다닐  있는 감사함,

월급을 받을  있는 감사함,

감사함을 되내어 보지만,

마음의 허전함, 우울감이 가시지 않는다.


그렇다면,

억지로 눌러지지 않는 우울한 감정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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