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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isol Oct 27. 2023

애니메이션의 성지 가라쓰(唐津)와 가쯔동(カツ丼)

지역 브랜딩의 또 하나의 키워드, 문화 콘텐츠!

 

 우리나라의 피겨 스케이트의 김연아 선수가 세계 각종 동계 스포츠대회에서 피겨의 여왕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가 치솟을 즈음에, 일본에서도 하뉴 유즈루(羽生結弦)라는 남자 피겨 스케이트 선수가 혜성같이 나타나서 김연아 선수만큼 인기가 높아졌다.


 얼굴도 잘생겼고 특히 미소가 아름다운 하뉴 선수가 TV 화면에 나오면, 평소에 연예인에게도 관심 없었던 나 조차도 하던 일을 멈추고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곤 했었다.

 각종 피겨 스케이트 대회에서 하뉴 유즈루 선수가 경기를 끝내면 경기장이 환호성으로 가득 차며, 아이스링크는 그가 좋아한다고 알려진 캐릭터 인형 '곰돌이 푸우 인형'이 여기저기에서 날아와 얼음바닥에 가득 찰 정도로 그의 인기는 그의 실력이 높아짐에 따라 기하급수로 높아져 갔다.


 애니메이션의 나라라고 불리는 일본에서는 이때다 싶게 피겨 스케이팅의 뜨거운 관심과 인기를 반영한 TV 애니메이션 「유리 온 아이스(ユーリ!!! on ICE)」를 기획하였고, 인기리에 TV로 방영되었다.

 주인공 일본인 선수의 이름은 「유리」로 하뉴 선수를 닮은 캐릭터로 그려졌고, 같은 이름의 러시아의 피겨 스케이트 선수 「유리」와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가며 서로 경쟁하면서 주인공 「유리」가 올림픽의 금메달에 도전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내가 운영했던 커뮤니티 공방이 있는 사가현 가라쓰시(佐賀県唐津市)가 바로 이 TV 애니메이션 「유리 온 아이스(ユーリ!!! on ICE)[1]」의 장소적 배경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애니메이션의 애호가들이 주인공의 코스프레(cosplay)를 하고 애니메이션에 그려진 장소를 찾아 인증 숏을 찍는 등 방문객이 증가하게 되었다.


 주인공이 학교 수업이 끝나면 피겨 스케이팅을 연습하는 아이스링크로 그려진 체육관과 연습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개천가 다리 마이즈루교(舞鶴橋), 그 길을 지나면서 보이는 가라쓰 성(城)의 광경 등은 「유리 온 아이스」의 코스프레를 한 방문객들이 찾는 유명 포토 존이 되었다 [2].


 이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러시아 선수「유리」는 눈동자가 파란 미소년으로 표현되었다. 주인공 「유리」만큼 일본 현지 팬들도 많아서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은 파란색 콘택트렌즈를 끼고 청량한 파란색의 의상과 액세서리를 사용한다고 한다.

 파란 눈을 가진, 아니 파란색 콘택트렌즈를 끼고 파란색 의상을 갖춘 코스프레 관광객들이 내가 운영하고 있는 고후쿠마찌(呉服町) 상점가에도 방문하기 시작했다. 상점가 운영회에서도 의 매출을 향상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색하기로 했다.

TV 애니메이션  「유리 온 아이스(ユーリ!!! on ICE) 」와 주인공들 모습을 한 코스프레


 나는 파란색 프리저브드 꽃과 파란색의 투명한 유리용기를 사용한 아로마 작품을 디자인하고, 그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파랗고 투명하고 청량한 아로마 작품을.


파란색, 청량한 용기와 프리저브드 꽃의 아로마 작품



 「유리 온 아이스」의 공식 홈페이지도 아이덴티티 컬러를 청량한 파란색으로 디자인되어 있다. 차가운 아이스링크에서 피겨 스케이팅을 하는 선수들의 열띤 모습이 피부에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듯하기도 하다.


일본인 선수 「유리」와 러시아 선수 「유리」가 가라쓰성을 쳐다보는 장면과 실제 가라쓰 성 풍경


 주인공인 일본 선수「유리」는 온천 목욕탕집 아들이다. 실제로 가라쓰에 있는 온천 목욕탕 「가가미야마 온천 미인탕(鏡山温泉 美人の湯)[3]」을 모델로 그렸다고 한다.


주인공의 본가로 그려진 온천 목욕탕 입구와 실제의 모델인 가가미야마 온천(鏡山温泉)의 입구


주인공이 스케이트 연습이 끝나고 허기져서 마이즈루 다리(舞鶴橋)를 걸으며 '배고파 가쯔동(カツ丼) 먹고 싶다!' 하는 구절이 있다. 또 러시아에 경기를 하러 갔을 때도 '우리 집 가쯔동이 먹고 싶다.'라며 집을 그리워하는 장면도 있다.

연습을 끝내고 허기져서 '가쯔동 먹고 싶다'며 집으로 가는 장면과 실제의 마이즈루 다리(舞鶴橋)


 가쯔동을 좋아하는 주인공이 자기 집인 목욕탕에 달려가서 가쯔동을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본 유리의 팬들로 인해서 애니메이션 배경의 모델이 된 이 목욕탕의 식당은 하루에 가쓰동을 300인분을 만들어 팔은 적이 있다고 들었다.

주인공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가쯔동과 실제의 온천목욕탕 「가가미야마 온천(鏡山温泉)」 식당에서 판매하는 가쯔동


 지역 활성화를 위한 '지역브랜딩'이라는 딱딱하고 무거운 연구과제를 풀어내기 위한 해결 방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문화!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스포츠 문화와 애니메이션이라는 매체문화, 코스프레라고 하는 동호회 커뮤니티, SNS, 음식문화. 이 모든 것이 문화라는 테마로 콘텐츠화하여 지역을 브랜딩 하는 것이다.


 가라쓰라는 지역을 브랜드화하고자 하는 나의 접근방법에 또 하나의 방향성을 착안하는 계기가 되었다. 장소의 고유한 자원을 활용하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 아닌, 좀 더 부드럽고, 사람들과 쉽게 융합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야말로 보다 더 확장성이 있고 지속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1]참조:TV애니메이션 유리온 아이스(ユーリ!!! on ICE)홈페이지, https://yurionice.com/index2.php

[2] 참조:유리온 아이스의 성지순레안내, http://tsurebashi.blog123.fc2.com/blog-entry-440.html

[3] 참조:가가미야마 온천 홈페이지, https://kagamiyamaonsenchaya.com/#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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