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도 모르는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묻기 위한 질문들
상품, 창업 아이디어는 보통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런 서비스, 있으면 좋지 않을까?” 내 경험에서 출발한 불편함, 머릿속에 번쩍이는 상상력. 곧장 MVP를 만들고, 이름을 짓고, 브랜딩을 시작하죠. 그런데 고객이 그것을 ‘진짜로’ 원한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을까요?
린스타트업은 가설을 검증하라고 말합니다. 디자인씽킹은 고객에게 공감하라고 말합니다. 제품-시장 적합성(PMF), 문제-해결 적합성(PSF), 다 중요한 개념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방법론의 본질은 이겁니다. 고객의 문제에 내가 얼마나 진심인가.
많은 기획자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상품을 개선하고 싶은데, 고객한테 뭘 물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인터뷰나 설문조사를 하죠. “이거 불편하셨어요?”, “괜찮으셨어요?”, “다시 사용하실 의향 있으세요?” 그런데 이런 질문에서 나온 대답은 애매합니다. "네, 괜찮았어요." "음… 뭐, 신기하긴 했어요." 이런 말들로는 실마리가 잡히지 않죠. 왜일까요? 고객은 기획자가 아닙니다. 기능이나 포인트 대신, 느낌과 장면을 기억합니다. 좋고 나쁨보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떠올립니다.
그래서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감정이나 기능이 아니라, ‘상황’을 꺼낼 수 있도록. 우리가 정말 개선해야 할 맥락을 찾아낼 수 있도록.
1) “이거 보고 어떤 생각 드셨어요?”
→ “이거 어디에 쓰는 거라고 생각하셨어요?”
총평을 묻는 질문은 추상적이에요. ‘생각’은 사람마다 다르고, 흐릿합니다. 우리가 진짜 궁금한 건 이 제품의 첫인상이 명확 했는지 입니다. 어디에 쓰는 제품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처음 봤을 때 감이 왔는지. 고객이 이해한 포지셔닝이, 우리가 의도한 그것과 같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2) “써보시니까 어땠어요?”
→ “이걸 언제, 왜 써봐야겠다고 생각하셨어요?”
고객은 ‘전반적으로 괜찮았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MOT, 사용 계기입니다. 언제, 왜, 어떤 상황에서 이 제품을 써야겠다고 느꼈는지. 이 계기를 알아야, 우리가 앞으로 어떤 마케팅 문장으로 유도할지, 어떤 사용 흐름으로 설계할지가 보입니다.
3) “어떤 기능이 마음에 드셨어요?”
→ “이걸 써서 뭐가 달라졌다고 느끼셨어요?”
MVP로 확인해야 할 핵심은 '삶의 변화'입니다. 이걸 써서, 고객의 삶이 뭐가 바뀌었는가. 감정이 달라졌는지, 행동이 달라졌는지, 그 변화가 진짜 우리가 전하고자 했던 가치와 맞는지. ‘좋은 기능’이 아니라, ‘좋은 결과’를 물어야 합니다.
4) “이 기능, 괜찮으셨나요?”
→ “이 기능이 없었다면 어땠을까요?”
‘괜찮았다’는 말로는 핵심을 알 수 없습니다. 오히려 없는 상황을 가정하게 해야, 고객의 마음이 진짜 불편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부가적인 것인지, ‘없으면 안 되는’ 핵심인지. USP의 우선순위를 정리해야 상품은 단단해집니다.
5) “가격은 어떠셨어요?”
→ “이걸 내 돈 주고 쓰게 된다면, 어떤 점이 제일 고민될까요?”
가격은 단지 숫자가 아닙니다. 심리적 저항, 기능에 대한 확신 부족, 신뢰의 문제, 사용 방법의 모호함까지. 가격을 이유로 말하는 고민 속엔 진짜 이탈 이유가 숨어 있습니다. 그래서 ‘비싸요?’가 아니라 ‘망설이게 하는 건 뭔가요?’라고 물어야 합니다.
1. “이 제품 어땠어요?”
→ “이걸 쓰다가 ‘어? 이건 좀 아닌데’ 싶은 순간이 있었나요?”
총평을 묻는 질문은 대답하기 어렵습니다. 고객은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찾고 싶은 건 그 괜찮음 속에 숨은 이탈 지점이에요. ‘살짝 걸렸던 순간’을 묻는 질문이, 진짜 개선 포인트를 드러냅니다.
2.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은요?”
→ “이거 쓰면서 ‘잘 만들었다’고 느낀 순간, 혹시 기억나세요?”
좋은 기능은 설명하지 않아도 쓰게 돼요. 하지만 ‘좋다고 느낀 순간’은 행동과 감정이 만난 장면이죠. 우리가 다시 강조해야 할 포인트는 바로 그런 맥락 속에 있습니다.
3. “불편하셨던 점 있으셨어요?”
→ “쓰다가 망설였던 적 있다면, 그건 어떤 순간이었을까요?”
불편함은 자주 감춰집니다. 고객은 문제를 말하는 걸 조심스러워 하니까요. 그럴 땐 행동이 끊겼던 순간을 물어보세요. ‘망설임’은 작지만 강력한 이탈의 신호입니다.
4. “추천하신다면 어떤 분일 것 같아요?”
→ “이 제품 쓰면서 떠오른 사람이 있었나요?”
추천은 책임을 전제로 하기에 대답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연상’은 무의식적이고 자연스럽죠. 고객이 떠올린 사람 속에, 우리가 찾는 진짜 타깃이 숨어 있습니다.
5. “다시 사용할 의향 있으세요?”
→ “이거 또 쓰게 된다면, 어떤 상황일 것 같으세요?”
의향은 추상적이지만, 상황은 구체적이에요. 고객의 말 속에서 ‘다시 쓰게 만드는 조건’을 찾는 게 다음 제품 기획이나 메시지 설계의 단서가 됩니다.
좋은 질문은 점수를 묻지 않습니다. 고객의 순간을 물어야 합니다. 그 순간에 어떤 감정이 있었는지, 어떤 맥락이 작동했는지를 꺼내야 비로소 실질적인 개선이 가능해집니다. 혹시 지금 고객 인터뷰나 설문을 준비 중이라면, 오늘 이 다섯 가지 질문 중 하나만이라도 바꿔보세요. ‘어땠냐’보다 ‘언제, 왜, 어떤 상황이었냐’고 물을 때, 고객은 진짜 중요한 말을 해줍니다.